미국 워싱턴 국무부 청사.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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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북한이 이르면 이달 중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결심하기만 하면 이달 안에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10일)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20~24일)이 예정된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 감행 여부와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북한은 지난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함으로써 2018년 4월 스스로 발표한 핵실험·ICBM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의 한 축을 무너트린 상태다.
절리나 포터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이달 중 핵실험 준비를 마칠 수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준비하고 있고 이르면 이달 중 이곳에서 7차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포터 부대변인은 “이런 평가는 북한의 최근 공식 성명과 일치한다”며 미국은 동맹 및 우방국과 이런 정보를 공유하고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동맹을 강화하고 철통같은 안보 공약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때 이런 긴밀한 조율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성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은 전날 미 정부 당국자 3명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달 안에 지하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될 것이라는 게 미 국방 당국과 정보 당국의 평가라고 보도했다. 포터 부대변인은 CNN 보도를 공식 확인한 셈이다. 다만 CNN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지하 갱도에 핵물질을 설치했는지는 미 당국자들이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서 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18년 4월 핵실험·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그해 5월 해외 언론인들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 초청해 폭파 방식으로 지하 갱도를 폐기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실험장 입구만 폭파했기 때문에 필요시 손쉽게 복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한·미 당국은 북한이 폐기했던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에 나선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북한은 무너진 3번 갱도 입구를 복구하지 않고 근처에 새로운 진입 통로를 굴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실험장 복구 정황은 민간 위성이 촬영한 사진에서도 비교적 자세하게 드러났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전날 핵실험장 복구 공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지휘소 주변에 트럭이 주차된 모습이 포착됐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잦아지고 핵실험 준비 정황이 뚜렷해지면서 미국 내 관심과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월 출범 이후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꾸준히 촉구해 왔지만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다만 바이든 정부로서는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서도 핵실험·ICBM 모라토리엄을 준수하면서 현상유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연초부터 ICBM을 포함한 다양한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면서 운반수단을 과시한 데 이어 7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선언한다면 미국이 직면할 도전은 더욱 커진다.
바이든 대통령로선 당장 미국 본토 방위뿐 아니라 오는 20일 시작되는 첫 아시아 순방에서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된다. 북한의 핵위협이 높아진 만큼 한국과 일본에서 핵무장론이 더욱 강하게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에 계속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도발에 상응한 제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대 중국·러시아의 경쟁 및 대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관련국들의 공조를 강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6일 재무부가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의 자금 세탁을 도운 이른바 ‘믹서 서비스’를 제공한 ‘블렌더’라는 업체를 제재한 것과 관한 성명에서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를 추구하며 북한에 대화를 촉구한다”면서 “이와 동시에 우리는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뿐 아니라 불법적인 사이버 활동에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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