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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로봇 인공관절 수술 도입 2년만에 1만건 돌파, 수술 정확도와 완성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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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힘찬병원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

중앙일보

부산힘찬병원 박기영·손강민·이희진 원장(왼쪽부터)이 마코 로봇의 3D CT 영상을 보며 환자의 인공관절 수술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로봇을 활용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저변이 확대되는 추세다. 마코 스마트로보틱스(마코 로봇) 수술은 집도의가 컴퓨터 프로그램과 로봇팔을 활용해 손상된 연골·뼈 부위를 정교하게 절삭하고 인공관절을 보다 정확히 삽입하는 수술법이다. 부산힘찬병원 손강민 원장은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힘찬병원 7개 지점을 합쳐 총 1만 건을 넘어섰으며, 우리 병원에서는 1500건을 돌파했다”며 “임상 경험이 쌓이면서 안전성과 환자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코 로봇수술 과정은 이렇다. 수술 전 집도의는 환자의 무릎 상태를 컴퓨터 화면에서 3D CT 영상으로 구현해 인공관절의 크기, 절삭 범위, 삽입 위치 등을 미리 계산한다. 그런 다음 수술실에서 집도의가 환자의 무릎을 직접 굽히고 펴 보면서 무릎관절 간의 간격, 다리의 축, 인대의 균형을 맞춘다. 이때 컴퓨터가 계산한 수치를 보며 좀 더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실제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로봇수술과 일반수술 환자 각각 50명(평균 70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휘어진 다리의 교정 각도는 로봇수술(10도→1.8도)이 일반수술(10.3도→3.3도)보다 1.2도 더 바르게 교정됐다. 다리 정렬이 바르게 교정되면 무릎이 체중 부하를 고르게 받는다. 인공관절 수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손 원장은 “인공관절 삽입 전 휜 다리를 교정할 때 다리 정렬 축의 오차를 줄이려면 관절과 주변 인대의 간격을 균형 있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코 수술에서는 3D CT 화면에 표시된 관절 간격 수치에 따라 인대가 어느 정도 강한지, 약한지를 보며 균형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관절 간격에서 수치가 크게 계산된 쪽일수록 인대가 약해 늘어났다는 의미다.



출혈량 줄고 관절 가동 범위 증가



일반수술에서는 X선상 관절 간격을 맨눈으로 보며 인대의 강약을 평가한다. 부산힘찬병원 이희진 원장은 “수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므로 술자의 경험에 비춰 평가하고, 인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대를 잘라내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며 “마코 수술에서는 0.1㎜까지 측정된 관절 간격을 보고 인대의 강약을 평가하므로 가능한 인대를 덜 손상하는 절삭 형태와 최적의 인공관절 삽입 위치를 조정한다”고 말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의 조사에서 수술 10일 후 관절가동범위(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최대 범위)는 로봇수술(119.1도)이 일반수술(112.1도)보다

7가량 더 컸다. 피주머니(헤모박)를 통해 배출되는 출혈량은 로봇수술이 평균 215.2mL로 일반수술(319.4mL)보다 약 32.6% 적었다. 손 원장은 “마코 수술에서는 맨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대퇴골 뒤쪽의 절삭 범위도 고려해 굴곡 각도를 계산한다”며 “환자의 본래 관절에 최대한 가깝게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어 관절 움직임이 좀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출혈량 감소는 수혈로 인한 감염·부작용의 부담을 덜어준다. 부산힘찬병원 박기영 원장은 “일반수술에서는 대퇴골에 쇠막대기(절삭 가이드)를 넣어 다리 축을 바르게 맞추는 데 허벅지뼈 중간까지 구멍을 뚫기 때문에 이를 통해 출혈이 생긴다”며 “로봇수술에서는 무릎에 센서를 부착해 다리 축을 계산하므로 출혈량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과거력 등으로 항응고제를 복용해온 경우 수술 전 약을 끊더라도 잔존 약물이 영향을 미친다”며 “출혈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마코 수술과 함께 수술 전 혈액 보충제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풍부한 임상으로 수술시간 단축



힘찬병원은 마코 로봇수술의 임상 경험이 쌓이면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 평균 시간을 기존 61분에서 47분으로 단축했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시간(평균 50분)과 비슷하다. 기존에는 로봇수술 전 입력된 정보와 실제 관절 상태를 확인하고 수술 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수술시간이 길어질수록 수술 부위에 공기가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져 감염 위험이 커진다. 박 원장은 “집도의는 수술 시 다양한 각도·범위를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하며 수술 결과를 예측·비교한다”며 “로봇수술 경험이 풍부해지면서 최적의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결정을 빨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마코 로봇은 의료진에게도 만족도가 크다. 박 원장은 “로봇을 활용하면 수술 각 단계에서 집도의의 피로도가 줄어든다”며 “수술을 수행하는 50여 분 동안 높은 집중도를 끝까지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국내에서는 아직 10년 이상의 장기 데이터는 나오지 못했지만 관절 균형을 맞추기 위한 다양한 부분을 수치화해 표현하므로 객관화를 통한 정확도·안전성이 높다”며 “의사가 보다 정밀한 수술을 하도록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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