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세계 속 한류

경기교육감 고교평준화 논쟁에 소환된 손흥민·BTS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기 고양시 일산 MBC 스튜디오에서 25일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 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임태희 후보(왼쪽)와 성기선 후보가 토론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5일 진행된 경기도교육감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진보 성향의 성기선 후보와 보수 성향의 임태희 후보는 그동안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해온 교육정책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두 후보는 ‘혁신학교’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성 후보는 “2000년대 초반에 학생이 소외되는 교실 붕괴 현상을 목도하고 이를 바꿔서 학생이 중심인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혁신교육이 시작돼 현재 경기도내 2500개 정도의 초·중학교 중 1400여개가 혁신학교로 지정될 만큼 보편화됐다”며 유지·계승 입장을 밝혔다. 반면 임 후보는 “혁신학교를 두고 학생은 일반학교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하고, 부모는 혁신학교로 지정될까봐 걱정하면서 반대하고 있다”며 “혁신학교의 취지가 아닌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문제로 원점에서부터 혁신학교를 재검토하겠다”고 비판했다.

공약 검증과 주도권 토론 시간에서도 공방은 계속됐다. 임 후보는 “혁신학교는 시험 없고 훈육 없고, 결국 사교육에서 학력을 보충하는 것”이라면서 “혁신학교는 실패작”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성 후보는 “혁신교육이 전교조 좌파 운동의 핵심이라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학교 안에서 피땀 흘려 일하는 교사와 참여하는 학생들을 외부적 시각에서 간단하게 보는 게 유감스럽다”며 각을 세웠다.

두 후보는 ‘학생인권교육’에 대해서도 논쟁을 벌였다. 주도권 토론에서 먼저 발언권을 얻은 임 후보는 “노동인권교육 강조하던데, 현재 학생인권조례 등이 과연 정상이냐”고 묻자 성 후보는 “학교 현장을 얼마나 경험했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성 후보는 “얼마 전 보수 후보 연대 정책 발표를 하면서 민주시민교육, 평화통일교육, 노동인권교육을 삭제하겠다 주장하던데 이건 공교육의 기본을 완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임 후보는 “지금 시행되는 교육들은 전교조, 권위주의 시대 민주화 과정에서 특정한 운동권 세력이 포장해서 교육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두 후보는 고교평준화 정책을 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과 월드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한 방탄소년단(BTS)을 사례로 들어 눈길을 끌었다. 임 후보는 “지금 학생들의 성향은 과거 대량교육 시대하고는 완전히 다르고 교육 여건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서 학생들이 자신의 끼를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서열화라고 규정하는 비판이 있는데 손흥민과 BTS를 보면 어느 한쪽으로 능력이 뛰어나다”며 “국·영·수 시험 치는 것만 떠올리며 서열화라고 규정하는 것은 과거식 잣대”라고 비판했다.

반면 성 후보는 고교평준화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고교평준화는 1974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시작한 제도로 당시 진학 열정이 과열되니까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의 학교로 배정하기 위해 도입됐다”며 “이는 우수한 교육을 보편적으로 시행하자는 교육 기회 평등에 부합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 후보가 언급한 손흥민과 BTS에 대해서는 “지금의 학교 프로그램의 다양화로 진로 적성을 찾아간 것”이라며 고교평준화 속에서도 교육과정의 다양화로 천재성을 살린 성공사례로 들었다.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 간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는 것은 직선제로 전환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도민들은 그동안 김상곤 전 교육감과 이재정 현 교육감 등 진보 성향 후보들을 내리 세 차례 선택한 바 있다.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