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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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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간 BTS “아시아계 증오범죄 그만”…바이든 “생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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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초청 면담…혐오 대응·다양성 논의 후 바이든 감사 트윗글

브리핑 유튜브 중계 동시접속 30만명 넘고 주변엔 팬들 북적

경향신문

BTS와 바이든의 ‘K 하트’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백악관에 초청된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한국식 손하트를 날리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 | 빅히트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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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K팝 스타 방탄소년단(BTS)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면담했다. BTS는 백악관 브리핑룸을 방문해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했다. 백악관 브리핑룸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취재진이 몰렸고, 백악관 바깥에도 BTS의 팬들이 찾아와 응원했다.

BTS는 미국의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제도 주민(AANHPI) 문화유산의달’ 마지막 날인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다. 고정 좌석이 49석인 이 브리핑룸에는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려 통로까지 가득 메웠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국제적인 아이콘인 BTS를 특별 손님으로 소개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잠시 뒤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및 차별뿐 아니라 아시아계 포용과 다양성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 RM은 영어로 “백악관에 초대돼 중요한 이슈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어서 대단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BTS 멤버들이 발언을 시작하자 기자들도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느라 부산했다.

다른 멤버들은 한국어로 소감을 밝혔다. 지민은 “최근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많은 증오범죄에 굉장히 놀랍고 마음이 안 좋았다”면서 “이런 일이 근절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슈가는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다”라면서 “옳고 그름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평등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뷔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면서 “오늘 한 사람 한 사람이 의미있는 존재로서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한 또 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TS의 등장을 앞두고 백악관 정례 브리핑을 생중계하는 유튜브 채널도 BTS 팬들이 몰리는 바람에 한때 동시 접속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 백악관 북쪽 라파예트 광장 방면에는 낮부터 200명이 넘는 팬들이 백악관 철제 울타리에 기대 BTS를 외쳤다. BTS 팬인 아미인 하자르 베르지지는 “BTS는 매일 음악을 통해 인종 차별주의를 다루고 적극적인 메시지 전달을 돕는다”면서 “BTS는 음악을 통해 사랑과 통합을 전파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 BTS와 만난 동영상과 메시지를 올렸다. 트위터에 올라온 59초 분량의 동영상을 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 BTS 멤버들과 마주 앉은 가운데 “이달은 미국에 중요한 달”이라면서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 친구들이 진짜 차별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착한 사람들이 혐오에 대해 말할 때 혐오는 숨게 된다. 그것이 얼마나 나쁜지 말할 때 혐오는 쓰러진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RM이 “대통령께서 ‘코로나19 혐오범죄법’에 서명한 것과 같은 결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사람들은 여러분이 하는 말에 많은 관심을 둔다. 여러분의 훌륭한 재능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소통하는 메시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남 후 트위터에 “BTS 여러분이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한 일에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함께 남겼다.

BTS는 그동안 증오범죄를 포함해 인종차별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BTS는 지난해 3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아시아계 여성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 등이 발생했을 당시 희생자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계 증오방지법안에 서명하고 5월을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제도 주민 문화유산의달’로 선포한 것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하는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였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아시안 증오범죄 중단’(Stop AAPI Hate)과 은퇴자연합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 단체에 보고된 아시아인 대상 증오범죄는 모두 1만905건이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최근 보고서에서도 아시안 대상 증오범죄는 2020년 279건으로 예년보다 77% 증가했다. 다른 인종에 대한 증오범죄가 32% 늘어난 것에 비하면 확연한 급증세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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