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사흘째…'과격 투쟁' 계속 이어져
하이트진로·오비맥주 공장에 발 묶인 소주·맥주
대체기사 운임 2.5배 줘…파업 장기화 손실 막대
편의점 먼저 여파…대형마트·자영업자로 번질 듯
▲지난 2일 경기 이천 하이트진로 공장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이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화물연대는 지난 7일부터 총파업을 단행했지만 하이트진로는 앞서 2일부터 사실상 총파업 여파를 맞고 있다. 하이트진로 위탁운송사인 수양물류 소속 기사의 30%(약 130여명)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한 뒤 2일부터 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이 이천·청주 공장 진입로를 막고, 출하를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된 제품이 제때 못 빠져나가고 생산에도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다. 현재 하이트진로의 출하량은 평시 대비 38% 수준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나머지 70%가량 비조합원들의 정상적인 출고 작업을 방해하는 게 제일 문제”라며 “노조가 파업을 하면 하는 거지 왜 다른 차주들의 정상적인 업무까지 막나”라고 비판했다. 조합원들은 비조합원들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내뱉는 등 불법 폭력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8일 노조원 15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7일부터 화물차주들의 파업이 시작된 오비맥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천·청주·광주 공장 세 곳에 평소 20% 수준으로 제품이 출하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동원물류, 한익스프레스 두 곳의 위탁운송사를 뒀는데 이 곳 기사 180여명 대부분이 화물연대 소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당장 공급 문제는 없는데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파업이 1~2주 지속하면 생산 쪽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주류업계는 대체기사를 급한대로 구하고 있지만 이도 계속 지속하기란 부담스럽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대체차량을 구해 운송하고 있지만 운임 2.5배를 줘야 한다”며 “그러나 비 조합원이라도 같은 업종에 종사하기 때문에 그분들도 화물연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실제 주류 수급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대형마트 대비 재고를 확보할 물류창고 공간이 부족한 편의점은 전국 가맹 편의점에 하루 발주 물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 대형마트도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주류 수급 문제가 전방위적으로 발생하면 주류를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식당, 주점 등이 장사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화물연대는 지난 7일부터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운송회사에 개인 소유 차량을 등록해 일감을 받아 보수를 받는 제도)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및 산재보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부는 화물노동자의 절박하고 절실한 요구는 외면한 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엄정 대응, 무관용 원칙 적용 등만을 운운하며 노동탄압으로 일괄하여 화물노동자를 총파업으로 내몰았다”고 이날 밝혔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