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이슈 G7 정상회담

G7, 中일대일로 거점국마다 집중 투자… 5년간 778조원 투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나토 정상회의 D-1]‘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 출범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영토 확장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대응하기 위해 6000억 달러(약 778조 원)를 투입할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PGII)’의 세부 내용을 26일(현지 시간)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맞서 G7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에 인프라 구축을 공동 지원하는 것이다. G7은 특히 중국 ‘일대일로’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는 앙골라, 인도네시아 등을 초기 투자 대상국으로 선정해 사업 목적이 중국의 경제패권 확대를 차단하는 데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G7, 中 일대일로 거점에 집중 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G7 정상들은 이날 독일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2027년까지 5년간 60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하는 PGII를 공식 출범시켰다. PGII는 기존 G7 국가들의 개도국 지원 펀드를 모두 합쳐 환경, 정보통신기술(ICT), 보건, 성평등 분야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PGII의 초기 12개 사업 대상국은 앙골라, 세네갈 등 아프리카 국가들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다. 대부분 중국과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나라다.

특히 싱가포르(아시아)∼아프리카 동북부∼이집트∼프랑스(유럽)를 연결하는 1만7000km 길이의 해저 통신케이블을 설치하는 사업에 2억 달러(약 2600억 원)를 투자한다. PGII는 앙골라 남부에도 20억 달러(약 2조6000억 원) 규모의 태양열 발전 사업을 진행한다. 코트디부아르에 병원 건설, 세네갈에는 백신 지원 허브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앙골라와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지부티 등 아프리카 동북부는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에서 아프리카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PGII는 또 루마니아 차세대 원자력발전소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연구에 1400만 달러(약 180억 원)를 지원한다. 중국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라 불리는 일대일로 구상을 위해 루마니아 등 동유럽 16개국과 경제협력체를 출범시켰다. 특히 루마니아와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G7은 미중 경쟁의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 사이버보안 파트너십을 맺고 중국 화웨이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5세대(5G) 이동통신 설비 교체 등을 위한 금융지원에 나선다.
○ 中 겨냥한 바이든 “경쟁에서 이길 것”

PGII가 핵심 투자 분야로 내건 태양광, 5G 이동통신 설비, 원전 건설 등은 대부분 중국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산업이다. PGII는 투자 대상국뿐 아니라 투자 분야를 선정할 때도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PGII는) 인도주의적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경제·안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각지에서 민주주의와 협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이점을 직접 확인하도록 할 것”이라며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G7 국가들이 중국 견제를 위해 힘을 합친 PGII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을 통해 직접 투자하거나 프로젝트 계약을 맺은 누적 사업 규모는 2030년까지 5조2000억 달러(약 6670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백악관은 “이제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미국과 G7 파트너들은 뜻을 함께하는 국가들과 다국적 개발은행, 개발금융기관,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모으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