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제4차 청소년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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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게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모바일 게임을 포함하지 못하는 셧다운제를 여론에 밀려 폐지한 후 메타버스와 확률형아이템 등 게임과 관련이 깊은 현안에 다시 눈독을 들인다. 게임에 대한 지배력,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5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여성가족부가 2024년까지 총괄추진하는 청소년 보호종합대책에 게임과 관련한 과제가 선정됐다. 가상공간과 게임이 포함된다.
여가부는 16개 관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의견 수렴을 거쳐 나온 청소년보호종합대책 총괄을 맡는다. 청소년에 유해한 요소를 제한하는 역할은 필요하지만 셧다운제처럼 여전히 게임과 같은 가상공간을 유해한 요소의 집합체로 보는 접근이다.
우선 메타버스 내 아바타 성범죄 등을 법제 정비 방안을 연구하고 '메타버스 윤리원칙'을 만든다. 하지만 게임과 구별되는 메타버스만의 특수성은 확인하기 어렵다. 실제 대부분 청소년은 메타버스를 아바타를 활용해 참여하는 게임으로 이해한다. 메타버스 특징이라는 커뮤니티도 게임 내 길드 시스템 등과 동일하다. 게임의 정의, 게임과 메타버스의 구분이 없는 상황에서 자칫 게임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가부는 또 청소년에 유해한 게임 광고 제한과 확률형 아이템 표시의무 부과 추진 등 청소년 유해정보 차단을 위한 규제 체계를 정비한다.
확률형아이템은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이다. 확률형아이템 확률 공개가 담긴 개정안은 정부가 만들어 의원발의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광고 역시 제한적으로나마 자율규제가 실시되고 있고 게임물관리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광고를 차단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청소년 보호와 확률형아이템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모바일게임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위권 게임은 모두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이기 때문이다. 또 국산 청소년 이용가능 게임은 현행 자율규제에 맞춰 확률과 강화확률을 대부분 공개하고 있다.
여가부는 게임시간선택제도 인지도와 편의성을 높이는 작업도 한다. 하지만 셧다운제 폐지 후 여가부와 문체부가 대안으로 마련했던 시간선택제 통합 플랫폼인 '게임시간 선택제 원스톱 서비스'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현재 각 게임사별로 흩어져 있는 신청시스템을 통합해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6개월째 준비만 하고 있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게임산업에 영향력을 지속하고 싶어하는 정책접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여가부가 셧다운제를 10년 동안 실패한 정책인데다가 여론도 좋지 않고 PC게임밖에 적용 못 하니 마지못하는 척하고 버렸다고 밖에 볼 수 없는 후속 행보”라며 “여전히 게임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하는 여가부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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