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총살 지시·시신 소각 등 사건 당시 초기정보들 지워져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희생자 고(故) 이대준씨의 형 래진씨(오른쪽)가 지난 2일 연평도 인근 사건 현장 주변 해역에서 바다를 향해 헌화하고 있다. 2022.7.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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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정보의 원본이 삭제된 것은 아니지만 MIMS에 탑재된 민감한 정보가 직접적인 업무와 관계없는 부대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씨 피살 사건이 일어난 2020년 9월 20~24일 사이 MIMS에는 총살 지시, 시신 소각 등과 관련된 각급 부대 첩보가 올라왔는데, 이 중 일부가 시스템상에서 삭제됐다는 얘기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다양한 첩보들 가운데 일부를 취사선택해 지운 것”이라고 했다.
합참은 이날 “정보의 원본은 남아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첩보가 MIMS에선 삭제됐지만 이를 보고한 각급 부대 서버엔 남아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국방부·합참의 판단이 들어간 첩보 보고서는 MIMS를 기반으로 작성된다”고 했다. 관계장관회의 등에 제출되는 군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중요한 건 첩보 원본의 삭제 여부가 아니란 것이다. 군 관계자는 “MIMS에서 특정 정황을 뒷받침하는 첩보만 삭제될 경우 왜곡된 정보가 생산된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이종섭 장관이 해당 사안을 모르고 있다가 보고를 받은 뒤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안다”며 “결국 국정원과 비슷한 고발 수순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첩보를 삭제할 결정권은 국방정보본부장과 장관이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군 안팎에선 MIMS 첩보가 삭제되는 과정에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의 개입 가능성이 거론됐다. 국정원은 전날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본지는 서 전 장관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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