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피습으로 심폐정지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 전역을 돌며 자민당 후보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8일 오전 11시 30분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유세 연설 도중 총에 맞아 쓰러졌다. 사진은 피격전 연설하는 모습/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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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유세 지원 소식을 현장 사진과 함께 실시간으로 전했다. 가장 최근에 전한 소식은 전날 오카야마 선거구에 출마한 오노다 기미 후보 지원 유세 소식이었다. 그는 트위터에 “일본을 지켜내는 오노다 후보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피습 당일 오후 12시 30분에는 교토 지역구에 출마한 요시이 아키라 후보 지원 유세가 예정돼있었다.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9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한 차례 집권한 뒤, 2012년 12월부터 7년 9개월간 장기 집권하며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웠다. 건강상 이유로 스가 요시히데 당시 관방장관에게 총리직을 물려주고 퇴임한 후에도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일본 보수정치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일본 나라현에서 오는 10일로 예정된 제26회 참의원 의원 통상선거 유세를 돕던 중 총격을 받고 쓰러져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 40대 남성을 체포,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교토통신.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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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많은 정치인들처럼 그 역시 정치 명문 가문 출신이다. 그의 조부인 아베 간은 일본의 상원 격인 중의원 의원을 지냈고,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는 총리를 지냈다. 아버지 아베 신타로도 외무상을 지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세이케이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고베 제강에서 잠시 근무한 뒤 1982년 아버지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1991년 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아버지 아베 신타로가 세상을 떠나자, 2년 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야마구치현에서 중의원에 당선됐다. 2006년 9월 실시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헌법 개정과 교육 개혁, 재정 건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시 전후에 태어난 첫 총리로 주목받으며 취임했다. 당시 아베 내각은 1년만에 단명으로 끝났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재기에 성공해 2012년 두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건강상 이유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7년 9개월 동안 장수했다.

그는 재임 중 미국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한편 이른바 ‘보통국가’를 추구하는 보수강경노선으로 이웃 한국·중국과는 불편한 관계였다. 경제적으로는 재정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엔화의 가치를 낮춰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아베노믹스’ 전략을 추구했다. 또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상처를 딛고 재기를 모색하는 방편의 하나로 도쿄올림픽 유치에 앞장서 2013년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은 코로나의 여파로 1년 순연돼 지난해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아베 전 총리 재임중이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뤄졌다. 당시 주무장관(외무상)이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다. 아베 전 총리는 2018년 2월 평창올림픽 개막식에도 참석했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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