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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사상 초유 당대표 중징계…'파란만장' 이준석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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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준석 대표 소식, 조금 더 이어가겠습니다. 지난해 6월, 사상 첫 원내교섭단체의 30대 당 대표에 당선되면서 파란을 일으킨 이준석 대표, 대표로서 지난 1년 역시 파란만장했습니다. 2030과 호남 표심을 끌어오면서 2차례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요. 직설적인 화법으로 항상 당내 갈등의 중심에도 있었죠. 박준우 마커가 이 대표의 지난 1년, 돌아봤습니다.

[기자]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6월 11일) :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이 거친 생각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불안한 눈빛,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쳐질 것이고…]

지난해 6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한 발언입니다. 미리 자신의 운명을 예감이라도 한 걸까요. 자신이 앞으로 걸어가게 될 험난한 길을 예고한 듯한데요. 보수정당의 사상 첫 30대 당수가 된 이 대표, 0선이란 경력에도 기라성 같은 중진의원들을 모두 제치고 당 대표로 선출되는 파란을 일으켰죠.

[나경원/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해 6월 9일) : 이 후보의 이런 언변이 잘못하면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런 걱정이 많이 있습니다.]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해 6월 9일) :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고요. 다만 나경원 대표께서 제가 망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가지고 그것이 '장애인 비하다'라고 표현하신 부분은 오히려 나경원 대표께서 후배 정치인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게 해가지고 과도한, 젊은 사람들이 이걸 '억까' 라고 합니다. '억지로 까려고 한다'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이 대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일순간에 정치권 최고 스타로 발돋움했는데요. 이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기사가 됐습니다. 따릉이 출근과 백팩 차림, 심지어 연애사까지 모든 게 관심사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6월 14일) : 제가 따릉이 자전거를 탔다는 것이 그렇게 큰 이슈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출퇴근 시간만 되면 국회 내의 8개의 대여소에 따릉이가 부족할 정도로 보좌진과 국회 직원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데 역설적으로 정치인 한 사람이 타는 모습이 처음 주목받는 것이 놀랍기도 합니다.]

여론은 '젊치인' 이 대표가 주도하는 혁신과 당 개혁 방향에도 주목했습니다. 이 대표의 당선은 2017년 이후 궤멸되다시피했던 보수진영의 재건을 위한 신호탄으로도 받아들여졌는데요. 이 대표는 기대에 부응하듯 당내 경선 당시 자신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2030 남성 지지층을 끌어들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6월 11일) : 저는 지금까지는 정치 전반에서 젊은 세대가 그들의 어젠다를 다루지 못했던 것이 굉장히 마음 아프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세대의 어젠다들을 많이 발굴해서 논제에 올리도록 하겠고요.]

이 대표는 당의 지지 기반과 외연을 확장하는 데 주력했는데요. 호남을 공략하며 서진 정책을 이끌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6월 14일) :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그런 언행이나 이런 것에 대해서 저희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 체제하에서 많은 반성을 했고 그 기조는 새로운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다. 다시 우리 당에서 광주 시민을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고…]

여기에 파격적인 당 운영도 화제가 됐습니다. 이 대표가 기획한 대변인 공개 모집 오디션, '나는 국대다'가 흥행에 성공했죠. 대선 과정에서 선보인 '59초 쇼츠 공약'과 'AI 윤석열' 등도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는데요.

[AI 윤석열 (2월 14일 / 화면출처: 위키윤) : 내로남불 만렙들의 띵작 AI 재밍, 오늘도 에너지 넘치게 파이팅!]

이 대표, 대선 이후 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대남 표심을 견인한 공을 인정 받았는데요. 다만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었습니다. 이대녀의 이탈로 이어지면서 '젠더 갈라치기'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3월 7일) : 이준석이 언제 갈라치기 했습니까? 그건 진중권이라는 한 철학자의 주장일 뿐이죠. 1번남, 2번남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가지고 이제 이야기를 하는 게, 사실 차별 금지를 입에 담는 사람들 입장에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이기도 하고요. 소위 이제 이야기하면 스테레오 타이핑이거든요.]

특히 직설적인 화법과 즉흥적인 행동으로 당내 갈등을 조절하는 데에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받았는데요. 이 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입당을 결정하기 전부터 당내 세력화를 주도한 윤핵관들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었죠. 윤 대통령 입당 이후에도 후보 일정 조율 문제나 선대위 운영 문제 등을 두고 윤핵관과 극한 갈등을 벌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12월 21일) : 이때다 싶어 솟아 나와서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선 기간 '이준석 패싱' 논란이 일며 '제2의 옥새 들고 나르샤' 파동도 있었죠. 이 대표와 윤 대통령 사이 이별과 극적인 재결합이 반복됐는데요. '준석열 브라더스'의 '연애의 온도'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1월 6일) : 두 사람은 지금 연애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연애하다가 지금 엄청나게 심한 싸움이 벌어진 거죠. 연애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연애하다가 원수처럼 싸우는 경우도 종종 있잖아요.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다가 또다시 재결합하기도 하고.]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27일) :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비상 상황이고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누구도 제3자적 논평가나 평론가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1월 5일) : 이준석이 있을 때는 뭐 패싱하고, 이준석이 없으면 왜 나갔냐 그러면서 돌아오라고 하고.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먼저 화해의 제스처를 건네며 몇 차례 파국을 면했는데요. 그럼에도 갈등이 온전히 봉합된 건 아니었습니다. 켜켜이 쌓인 앙금 때문일까요? 국민의힘, 대선에 이은 지방선거 연승으로 축제 분위기 속에서도 이 대표와 윤핵관 사이 집안 싸움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요.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친윤계 정진석 의원과 설전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달 3일) : 우크라이나가 무슨 일반 관광지도 아니고 저희가 이렇게 짜는 것 전부 다 정부 측과 협의를 통해서 하는 거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정치적 공격한다고 '무슨 당대표가 왜 가냐' 이렇게 하시는 분들은 참 그거는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자리를 거치며 신 친윤계로 떠오른 배현진 최고위원과는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감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죠. 공천 개혁 등을 목표로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극에 달한 건데요.

여기에 지난해 12월 말부터 줄곧 이 대표의 목을 옥죄던 시한폭탄이 하나 있었죠. 성상납 의혹인데요.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지난해 12월 27일) : 2013년 8월 15일 의전 담당 김OO. 실명을 일부러 안 적었습니다. 130만원을 썼다. 숙소 및 접대. 대상은 새누리당 이준석 위원.]

설상가상으로 지난 3월에는 이 대표가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했단 주장까지 제기됐죠.

[김세의/가로세로연구소 대표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 지난달 22일) : 정치인이 거짓말하면 안 되잖니. 준석아 얘기해라. 그러고 너 그 증거인멸 교사하느라고 철근이랑 유하 보냈어, 안 보냈어. 김철근 정무실장이랑 박유하 수행팀장 보냈어, 안 보냈어.]

당 윤리위는 이 문제로 지난 4월 말 징계 절차를 개시했는데요. 친윤계는 이 문제를 빌미삼아 이 대표를 슬슬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친윤계인 박성민 의원이 이 대표의 비서실장 자리를 사퇴했죠. 배현진 최고위원도 거들었습니다. 이 대표의 성상납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최고위를 보이콧한 건데요. 이 대표도 윤리위의 뒤에 친윤계가 버티고 있다는 의심을 드러냈죠. 윤리위 징계 심의가 열리기 전날까지 윤핵관과 맞섰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YTN '뉴스Q' / 지난 6일) : 윤핵관이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은 익명의 뒤에 숨어가지고 당내 분란 일으키는 분들이고 대포차 같은 겁니다 지금. (윤리위원회로) 가장 신난 분들은 소위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분들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아까 말했듯이 배 떨어지니까 완전히 까마귀들이 합창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죠, 지금.]

감성에 호소하며 여론전도 펼쳤습니다. 징계위 소명을 앞둔 어제 저녁에는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승리하고 난 뒤에도 왜 바로 공격당하고, 면전에서 무시당하고, 뒤에서는 한없이 까내리며 그 다음날엔 웃으면서 악수하려고 달려드는 사람과 마주치면서…]

하지만 윤리위의 결정은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이란 중징계였습니다. 393일 만에 사실상 당 대표 자리에서 추방당한 셈인데요. 눈물을 보였던 이 대표도 곧바로 초강경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며 셀프 징계 보류를 시사한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원래 우선 징계에 대해가지고 우리 윤리위원회 규정을 보면은 그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과에 징계 처분권이라고 하는 것이 당대표에게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 있어가지고 납득할 만한 그런 어떤 상황이 아닌 경우에는 저는 징계 처분을 보류할 그럴 생각입니다.]

자, 오늘은 파란만장했던 이 대표의 지난 1년을 되돌아봤는데요. 이 대표가 사퇴를 거부한 만큼 당분간 윤리위 결정을 둘러싼 여진이 계속될 거 같습니다. 당 대표로서 정치인 이준석의 여정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이준석의 새드엔딩?…'사상 초유' 30대 여당 대표의 '사상 초유' 중징계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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