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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희망' 않으면 못하던 대구 초등교사 전보, 이젠 '순환'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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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발령나면 4개 교육지원청 안에서만
타 교육지원청은 1 대 1 맞교환만 가능…
달성군 등 비선호지역은 교사 부족 '헉헉'
지역별 선호도 격차 커지자 '순환전보'제 도입
한국일보

대구시교육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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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이 초등교사 전보 인사제도에 메스를 들이댔다. 지역별로 불균형이 극심한데도 본인이 원치 않으면 인사하기 어려운 현 제도를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23학년도 초등교육공무원인사관리원칙을 시행키로 했다.

이번 개정안은 급격한 초등학생 수 감소와 교사 정원 축소로 인한 수급 불균형 문제, 달성교육지원청의 교사 부족 현상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마련했다. 대구시 전체 초등학교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희망교사 중심 1 대 1 교육지원청간 전보 방식에서 벗어나 8년 근속만기제를 기본으로 하는 ‘순환전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내년 3월 1일부터 적용된다.

초등교사 전보인사는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하다. 같은 대구인데도 원칙적으로 동부(중구 동구 수성구) 남부(남구 달서구) 서부(서구 북구) 달성(달성군)의 4개 교육지원청 안에서만 이동한다. 8년 이상 해당 교육지원청 안에서 근무하면 다른 교육지원청으로 이동할 수는 있지만, 다른 교육지원청에서 옮겨올 교사가 있어야 한다. 1 대 1 맞트레이드만 가능하다. 희망자가 없으면 전보가 불가능하다. 초등교원 임용고사 합격 후 첫 발령지가 어디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는 시스템이다.

대구는 수성구가 있는 동부교육지원청이 가장 인기가 좋다. 반면 서부나 달성은 비인기 교육지원청으로 꼽힌다. 특히 달성교육지원청은 초등생이 적었던 과거에는 승진가산점이 많아 승진을 목적으로 한 전입희망자가 많았지만, 학생 수가 급증하고 ‘워라밸’을 중시하는 최근에는 극심한 수급불균형이 생기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신규 임용교사의 70%를 달성군에 배정하고도 교사가 부족, 상당수 학교는 기간제교사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이 ‘희망전보’ 대신 ‘순환전보’제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순환전보가 실시되면 학교 만기에 달한 교사 중 전입 희망이 많은 경합교육지원청(동부, 남부)에서 8년 이상을 근무한 교사는 근속 경력이 많은 순으로 다른 교육지원청으로 전보하게 된다. 전입 희망이 적은 비경합교육지원청(서부, 달성)에서 8년 이상을 근무한 교사는 다시 희망하는 교육지원청으로 우선적으로 전보를 할 수 있게 된다.

순환전보를 통해 각 교육지원청의 교사 수급이 안정되고 교사 교류가 활발해져 지역별 교육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시교육청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되는 초등교사 순환전보 제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하여 여러 단계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

대구시교육청은 ‘다자녀(3인 이상)’ 등 우선전보 범위를 2분의 1에서 3분의 1로 축소하는 등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로 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이번 개정안은 교육 현장에서 뜨거운 논의 끝에 마련된 제도”라며 “부족한 부분은 더 다듬어 가면서 대구교육의 발전을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광진 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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