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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51일 만에 돌아가는 조선소…노조원 9명 체포영장은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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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풀렸지만 '손배소·다단계 하청' 꼬인 실타래

[앵커]

오늘(23일)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에서 5주 만에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을 했습니다. 이제 노동자들은 51일 동안 이어온 파업을 끝내고 일터로 돌아갔고, 조선소는 다시 운영에 들어간 겁니다. 겉으로는 빠르게 정상화되는 모습이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쌓여 있습니다. 파업으로 일이 중단되며 생긴 손해배상 소송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물론 이번 사태의 핵심인 원청과 하청 구조 개혁은 손도 못 댔죠. 조선소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환 기자, 이 기자 뒤로 많은 시민들이 보이는데요. 그간 파업을 지지해온 분들이 조선소를 찾은 거죠?

[기자]

네, 저는 지금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 이곳에는 많은 시민이 몰려왔습니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여 문화제를 여는 등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는데요.

문화제는 조금 전인 오후 5시 40분쯤 모두 끝났습니다.

이분들이 이곳까지 와서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이었는지 짧은 리포트로 준비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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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롯가를 따라 버스 수십 대가 줄지어 섰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시민은 준비한 짐을 챙겨 조선소 출입구로 향합니다.

음식을 만들고 흥겨운 공연도 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힘을 보탠다며 온 시민들입니다.

주최 측 추산 전국 31개 지역에서 3천 명이 모였습니다.

[백은주/희망버스 참가자 : 잘 버티고 아무도 죽지 않고 다치지 않는 것에 대한 축하, 이후에 당신들이 고립되지 않았다고 하는 연대의 마음 그런 것이죠.]

현수막엔 '이대론 살 수 없다'는 절박함을, 정성스레 접은 종이배엔 응원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파국은 피했지만, 사태의 근본 원인인 다단계 원·하청 구조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외칩니다.

[김진숙/희망버스 공동대표 제안자 : 아빠가 하청이면 아이도 하청이 되는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3시간 가까이 이어진 문화제에는 어제 파업을 끝낸 노동자들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하청 노동자의 권익이 향상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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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선소도 51일 만에 다시 돌아가게 됐는데, 대우조선해양은 오늘부터 여름휴가 기간이라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건지 궁금한데요?

[기자]

맞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늘부터 2주 동안 여름휴가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간 파업으로 밀린 업무가 많아 일부 직원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오늘도 업무를 이어갔습니다.

당장 오는 11월 인도해야 하는 30만 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을 완성하는 게 급합니다.

어제부터 선박 건조장에 바닷물을 채웠고, 오늘 배를 띄우는 진수 작업도 이뤄졌습니다.

점거농성으로 진수가 지연된 선박은 이 배를 포함해 총 3척입니다.

사측은 노동자들이 휴가에서 돌아오는 다음 달 8일부터 조선소가 완전 정상화 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노사 간 풀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 합의는 '잠정'인 거고 최종 합의가 남아 있죠?

[기자]

네, 어제 노사 합의는 어디까지나 잠정 합의입니다.

노사 간 완전 합의까지 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잠정 합의안에 따르면 임금 4.5% 인상에 대해서만 양측이 합의한 상태입니다.

손해배상과 고용승계 문제 등은 타협점을 찾지 못해 논의를 미룬 상탭니다.

이런 와중에, 어제 파업을 철회하기 직전 경찰은 하청업체 노조원 9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업무방해 혐의 등을 적용한 건데 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다만 원유탱크에 자신을 가둔 유최안 하청노조 부 지부장 등 일부 조합원에 대해서는 압수영장이 발부됐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오랜 기간 농성을 이어온 만큼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소환 조사를 하겠다 밝혔습니다.

정부도 노사합의와는 별도로 위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면제공 : 대우조선해양)

이승환 기자 , 공영수, 박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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