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무더위로 수분 보충에 신경 써야 할 시기다. 몸속 수분은 땀·소변·호흡 등으로 배출되는데, 나간 것만큼 또는 그 이상 수분을 보충해야 ‘수분 통장’의 적자를 면할 수 있다. 그런데 땀을 많이 흘린 후 물 대신 아이스커피나 맥주로 목을 축여 왔다면 이미 ‘적자 상태’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대인의 75%는 몸속 수분량이 2% 이상 소실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한 ‘만성 탈수’를 겪고 있다. 알고 보면 수분을 더하고 빼는 습관이 의외로 일상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습관을 돌아보며 수분 통장을 똑소리 나게 관리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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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분 더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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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후 수시로 물 마시기
땀·소변·호흡 등으로 하루에 빠져나가는 수분은 약 2.5L다. 반면에 신체가 스스로 만들거나 국물 등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은 약 1L다. 체내 수분 균형을 유지하려면 1.5L가량은 순수한 물 형태로 따로 챙겨 마셔야 하는 이유다. WHO가 권장하는 성인의 하루 물 섭취량은 1.5~2L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선 교수는 “땀을 많이 흘렸거나 여름철 외부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경우 등 수분 소실이 큰 날엔 평소 물 섭취량 또는 권장 섭취량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하루 중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 한 잔은 보약으로 친다. 밤새 자는 동안 배출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어서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이지영 교수는 “밤에 자는 동안 땀·호흡을 통해 수분이 배출되므로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셔 체내 수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사 30분 전 물 한 컵을 마시면 수분을 보충해줄 뿐 아니라 소화를 촉진하고 과식을 막는 데도 도움된다. 운동 중에는 물을 조금씩, 수시로 섭취해 탈수를 막는다. 운동 직후 물이 아닌 맥주·커피 등으로 목을 축이면 알코올·카페인이 탈수를 촉진하므로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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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관리하기
근육을 단련하고 체지방을 줄이는 등 체중을 관리하는 것도 몸속 수분을 지키는 방법이다. 서 교수는 “근육세포가 수분을 머금을 뿐만 아니라 근육 속 혈관의 약 50%가 혈장이고, 혈장의 91%가 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지방이 많으면 그만큼 몸에서 수분을 저장하지 못해 수분이 배출된다. 근육과 달리 지방세포가 수분을 머금지 않는 데다 지방엔 혈관이 없어서다. 서 교수는 “원래는 몸의 70%가 수분으로 채워지는데 중년 이후 근육이 줄면 이 비율이 남성은 약 50%, 여성은 45%까지 낮아진다”며 “근육이 빠진 자리를 물과 섞이지 않는 지방이 채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육대 식품영양학과 윤미은 교수팀이 건강검진을 받은 5391명을 분석했더니 비만·과체중 그룹의 탈수 비율은 각각 32.3%, 28.4%로, 정상 체중 그룹(26.4%)보다 높았다. 서 교수는 “지방은 몸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다 만들어낼 만큼의 물을 머금지 못해 지방이 많을수록 몸이 피곤하다”며 “마른 비만의 여성, 배 나온 남성 등은 만성 탈수로 인한 피로가 쌓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달리기 등은 체지방을 연소하며 동시에 근육도 단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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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직후 오일·보습제 바르기
샤워 후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 들 땐 이미 피부의 수분 함량이 정상보다 10%가량 떨어져 건조하다는 신호다. 샤워 후 늦어도 5분 내로 온몸에 보습제를 발라주면 피부 수분을 지킬 수 있다. 샤워 직후 얼굴·목·손 같은 노출 부위는 물론 팔·다리·몸통 등의 전신에 걸쳐 보습제를 발라준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샤워 후 물기가 약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오일을 온몸에 골고루 펴 바르고 나서 그 위에 보습제를 발라 주면 보습 효과가 배가된다”고 강조했다.
얼굴이 건조할 땐 수시로 워터 스프레이(미스트)를 뿌리면 도움된다. 단, 뿌린 뒤 피부에 스며들고 남은 물방울은 바로 휴지로 닦아내야 한다. 물이 공기 중으로 증발하면서 피부 속 수분까지 빼앗아가서다. 목욕 전에 물·우유를 한 컵 정도를 미리 마셔두면 목욕 도중 빠져나가는 수분을 보충하는 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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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분 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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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맥주 마시기
운동 후 시원한 맥주 한잔, 무더위 속 아이스커피를 즐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원하게 들이키며 수분을 보충했다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우선 맥주에 든 알코올은 항이뇨호르몬을 억제해 이뇨 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운동 후 물을 마시지 않은 채 맥주를 마셨다면 탈수를 더 부추긴 셈이다. 갈증을 술로 해소하면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하고, 탈수 증상이 심해져 근육 경련, 두통, 어지럼증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커피·에너지음료에 많은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일으킨다. 마신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수분을 앗아간다.
일부 차(茶)에도 카페인이 꽤 들어 있다. 카페인의 최대 1일 섭취 권고량은 400㎎이다. 일반적으로 카페의 쇼트 컵(230mL) 기준으로 카페인은 말차·마테차에 60~70㎎, 홍차에 25~44㎎, 녹차에 20~45㎎, 커피에 100㎎가량 들어 있다. 커피·맥주 등을 한잔 마셨다면 물을 한 컵 이상 더 마셔야 수분 손실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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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이상 사우나
사우나 후 피부가 촉촉해지는 현상은 일시적이다. 사우나룸이 고온다습해 땀이 많이 나면서 피부가 일시적으로 촉촉해진 것일 뿐 실제로는 피부의 보습 인자를 제거해 노화를 촉진한다. 사우나의 뜨거운 공기는 피부 속 수분을 증발시켜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피부 탄력을 떨어뜨려 주름을 만든다. 따라서 사우나를 이용할 땐 얼굴이 고열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찬물에 적신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거나, 얼굴을 뜨거운 쪽으로 향하지 않게 해야 한다. 사우나 직후 때를 밀면 표피의 장벽 기능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중성·약산성의 클렌저를 이용해 부드럽게 씻는다.
사우나 시간이 10분을 넘기면 피부 속 수분은 급감할 뿐만 아니라 탈수로 인한 어지럼증·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습식 사우나는 5분, 건식 사우나는 3분 정도가 적당하다. 사우나로 땀을 빼면 수분뿐 아니라 나트륨·칼슘·마그네슘 등의 이온도 함께 빠져나가므로 물·이온음료를 충분히 섭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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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밀기
피부의 가장 바깥층이 표피다. 표피의 바닥인 기저층에선 새 각질 세포를 만들어 점차 위로 올려보내는데, 맨 위의 각질층에 도달하기까지 28일이 걸린다. 각질층은 자체 무게의 5~6배나 많은 수분을 머금는다. 이는 각질 속에 천연 보습인자(NMF)가 들어 있어서다. 각질층은 정상적인 부드러운 피부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표피의 각질층에 새 세포가 도달하면 기존의 각질은 자연스레 떨어져 나간다. 각질층에 인위적인 힘을 가하면 피지·노폐물(먼지 등)과 뒤섞여 뭉치는데 이것이 ‘때’다. 28일마다 자연스레 떨어져 나가는 각질층을 굳이 일부러 벗겨내면 천연 보습인자가 사라져 피부가 건조해진다. 떨어질 각질은 자연스레 떨어진다. 김영구 연세스타피부과의원 강남점 대표원장은 “아토피피부염·건조함을 동반한 피부 질환 환자 가운데 천연 보습인자가 손상당한 경우가 많다”며 “이들은 때를 밀면 피부가 머금어야 할 수분이 날아가므로 때 밀기를 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ip 이럴 때 수분 부족 의심을
·소변량이 줄어듦
·소변 색이 짙어짐
·피부 탄력이 떨어짐
·운동할 때 급격히 피로해짐
·어지럼증·변비가 동반됨
·입안이 마름
·안정 시 맥박·호흡수가 증가함
도움말=이경훈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
정심교 기자 jeong.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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