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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한 맺힌' 체니 "트럼프 백악관 복귀는 기필코 막겠다"...대선 출마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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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공화당에서 '반(反) 트럼프' 목소리를 냈던 리즈 체니 하원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체니 의원은 16일(현지시간) 실시된 11월 중간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업고 나선 해리엇 헤이그먼 후보에게 큰 표차로 졌다.

외신들은 99%의 개표 상황에서 체니 의원은 29%의 득표에 그친 반면 상대 후보는 66%를 득표했다고 전했다.

한때 공화당의 실세로 불렸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기도 한 체니 의원은 지역에서 3선을 했고,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직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사기'를 주장하며 선거 불복에 나서자, 이에 반기를 들었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와 관계가 멀어졌다.

그는 지난해 '1·6 의회 폭동'에 대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미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며 비판했고, 이후 하원에서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공화당 지도부는 체니의 의원총회 의장직을 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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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체니 미 공화당 하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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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니 의원은 이에 굴하지 않고 민주당이 주도한 1·6 의회 폭동 사태 진상위원회에도 참여,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로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체니를 '변절자'로 낙인 찍고 전방위 낙선 운동을 펼쳐왔다. 더구나 체니 의원의 지역구인 와이오밍주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아성으로 불리는 지역이어서, 체니 의원의 경선 패배는 일찌감치 예견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자신에게 반기를 들고 탄핵에도 찬성했던 체니 의원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해준 셈이다.

하지만 체니 의원도 여기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낙선 연설과 TV 출연 등을 통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끝나지 않았다"며 '새로운 출발'을 언급했다.

체니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 나라에 엄청난 위협과 위험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면서 "그를 막아내려면 공화당과 민주당, 무소속의 광범한 연합 전선이 필요하고, 나는 그 일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결정은 수개월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는 체니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을 통해 백악관에 복귀하는 것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이를 위해 지지층을 규합해 제 3 의 대선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체니 의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자신의 당선 보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낙선을 위한 저격수로 나서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체니 의원은 경선 패배와 동시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치자금 모금을 위한 '위대한 임무'라는 후원조직 설립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恨)을 품은' 체니 의원의 저주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향후 정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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