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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보고 시간 조작’ 혐의 김기춘, 무죄 취지 파기 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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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김관진도 무죄 확정

조선일보

세월호 사고를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간과 방식을 사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7.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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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보고 시점 등을 조작해 국회에 서면 답변서를 제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대법원이 19일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김장수·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날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국회 출석에 대비해 ‘VIP 관련 주요 쟁점 사항 및 답변 기조’라는 문건을 만든 데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세월호 관련 문건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장수 전 안보실장과 국가위기관리 기본 지침을 변경한 혐의로 기소된 김관진 전 안보실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도 확정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김장수 전 안보실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 보고·지시 시각을 조작해 국회 답변서 등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관진 전 안보실장은 국가위기관리 기본 지침을 변경해 지침 원본을 손상하고 공무원에게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1심은 김기춘 전 실장이 국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30분 단위로 실시간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서면 답변서를 제출한 것은 ‘허위 공문서’라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직후 국회 질의에 대비하기 위해 대통령 행적을 정리해 작성한 정무수석실 문서는 내부회의 참고용으로 만든 것이라 허위 공문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김장수 전 안보실장의 경우 “세월호 참사 당시 국가안보실에 근무하지 않았고, 문서를 작성한 공무원들이 김장수 전 실장의 지시를 받고 공모한 것이 아닌 이상 유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김관진 전 실장도 “세월호 사고 당시 안보실에 근무하지 않아 굳이 범죄에 무리하게 가담할 이유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수시로 보고해 대통령이 대면 보고를 받은 것 이상으로 상황을 파악했다는 취지로 국회 서면 답변서에 기재했다”며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모호한 언어적 표현을 기재, 허위 사실을 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김장수·김관진 전 안보실장에 대해서도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해 하급심이 유죄로 판결한 부분도 무죄라고 봤다. 대법원은 “국회 서면 답변서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직무상 작성된 공문서에는 해당하지만, 허위 내용의 문서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한다고 볼 수 없다”며 “김 전 실장이 답변서 내용을 ‘허위’라고 인식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국회 서면 답변서엔 사실 확인 부분과 의견 부분이 혼재돼 있다”며 “보고서에 ‘사고 당시 20~30분 단위로 간단 없이 유·무선으로 보고를 하였기 때문에’라고 한 부분은 실제 대통령비서실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부속 비서관이나 (대통령) 관저에 발송한 총 보고 횟수, 시간, 방식 등 객관적 보고 내역에 부합해 사실에 반하는 허위가 아니었다”고 했다.

대법원은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허위 내용의 문서를 작성할 경우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성립하되, ‘허위’는 표시된 내용과 진실이 부합하지 않아 그 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여야 하고, 그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에 관한 피고인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1995년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또 하급심이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장수·김관진 전 안보실장을 무죄로 판결한 부분은 “원심이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없다”며 확정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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