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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윤영찬 사퇴…野전대 막판 친명·비명 '최고위 쟁탈전'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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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송갑석 접전 양상에 사실상 단일화로 '친명 최고위' 저지 안간힘

"계파일색 걱정 확산" vs "효과 제한적"…'비명' 고영인은 완주 의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박형빈 기자 =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확연히 기울어가는 듯하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막바지에 당내 계파 간 지도부 쟁탈전이 새로운 전선으로 떠올랐다.

친문계 윤영찬 후보가 22일 전격 사퇴하면서 같은 비명(비이재명) 노선을 드러내 온 송갑석 후보를 공개 지지함에 따라 최고위원 선거 구도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원칙과 상식으로 민주당의 사당화를 막아보려 했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저지하는 길은 더는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며 "오늘로서 후보직을 사퇴하고 송갑석 후보를 위해 뛰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송 후보도 참석했다. 사실상 송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셈이다.

이같은 결정은 전대 판세가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서울·경기 순회경선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당 대표 선거는 이재명 후보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 78.35%의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발표된 1차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80% 넘는 지지를 얻어 사실상 당 대표를 예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위원 선거도 '2강 3중' 구도가 내내 이어진 가운데 2위 고민정 후보를 제외하면 정청래·서영교·장경태·박찬대 후보 등 당선권 5명 가운데 4명이 친명(친이재명) 성향으로 채워졌다.

친명계 인사들이 당 지도부를 사실상 싹쓸이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비명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런 가운데 6위인 송 후보가 연고지인 호남 경선에서 선전하면서 누적 득표율 9.09%로 5위 박찬대 후보(9.47%)에 0.38%포인트 차로 바싹 따라붙었다.

이처럼 역전의 가능성이 보이자 윤 후보가 일종의 '비명계 단일화' 개념으로 송 후보 밀어주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까지 윤 후보는 6.63%의 득표율로 7위를 달렸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은 막기 어려워진 만큼, 선출직 최고위원 5명 가운데 2명은 비명계를 입성시킴으로써 '이재명 체제'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연합뉴스

손 들어 인사하는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들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20일 오후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전북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고영인, 윤영찬, 송갑석 후보. 2022.8.20 doo@yna.co.kr


윤 후보는 회견에서 "특정인에 대해 줄 서지 않는 송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들어가 다른 목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지지한다. 전당대회에서 짜여진 구도를 하나라도 흔들어보고 싶은 몸부림"이라며 사퇴의 목표를 분명히 했다.

송 후보도 "최고위원 선거에서 한 계파의 색깔만 보장되는 게 바람직한가 의구심과 걱정이 당원 사이에 팽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사퇴 효과에 대해서는 당내 전망이 엇갈린다.

수도권 당원들 중에서도 호남 출신이 많은 데다, 기존 친문계의 조직력이 가세하면 송 후보를 5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윤 후보와 송 후보의 계산이다.

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윤 후보가 사퇴한다고 해서 지지자들이 모두 송 후보를 찍어주리라는 것은 권리당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 기간 비슷한 '비명 노선'을 견지해 온 고영인 후보가 윤 후보의 사퇴에 호응하지 않은 점도 변수다.

고 후보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윤 후보가 사퇴를 결심한 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신뢰받는 정당이 되려면 제대로 된 반성과 쇄신을 하는 지도부가 구성돼야 하는데, 현재 예상되는 지도부로는 걱정스럽다는 메시지와 당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마지막까지 호소하겠다"며 완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후보는 누적 득표율 3.34%로 8위를 달리고 있지만, 오는 27일 경선이 예정된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데다 조직력을 통한 대의원 투표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고 후보까지 호응해 밀어준다면 송 후보가 확실히 유리해지겠지만, 윤 후보만 사퇴한 상황에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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