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섭 센터장은 “국내 신약 개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임상시험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견인차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
글로벌 임상의 이해를 넓혀 국내 임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이 열린다. 분당차병원은 이달 31일 열리는 ‘2022 CHA 국제 바이오심포지엄’을 통해 첨단 기술을 이용한 임상 연구 정보와 최신 동향을 공유한다고 밝혔다. 분당차병원 이일섭 글로벌 임상시험센터장(연구부원장)을 만나 산·학·연·병·관(産·學·硏·病·官)이 참여하는 이번 국제 심포지엄의 의미와 국내 임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을 들었다.
Q : 3회째를 맞는 올해 심포지엄의 주요 주제는 무엇인가.
A : “먼저 코로나19 임상시험으로부터 얻은 교훈과 향후 임상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도 해외에서는 디지털 기기와 IT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임상 개발을 지속하며 백신·치료제 개발 시기를 앞당겼다. 이를 미래 임상시험에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한다. 또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인 첨단재생의학에서 앞서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신약 개발로 이어지기 위한 세포치료제 임상시험 단계를 소개한다.”
Q : 우리나라의 임상 경쟁력 수준은 어떤 위치인가.
A :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을 많이 수행하고, 잘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만들어진 임상 프로토콜을 수행하는 정도에 그친다. 아직 임상 개발의 규제과학이 잘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 벤처 회사는 2000여 개가 좀 넘는데 대부분 임상시험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상시험에 대한 전문 지식을 더 갖추고 산학연과 병원, 정부기관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Q : 임상 경쟁력을 높이는 규제과학 발전은 무엇을 말하나.
A : “신약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임상시험을 실제로 설계하고 이끌어가는 프로토콜을 만들기 위해선 규제과학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인체를 다루기 때문에 관련 법규가 상당히 까다롭다. 미국·유럽의 규제과학이 국제화돼 있는 배경이다. 규제가 발목을 잡으면 신약 개발 성공을 바라보기 어렵다. 맞춤형 면역 치료제나 디지털 치료제 등 생각지 못한 물질과 작용 원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신약이 개발된다. 이에 맞게 규제과학도 혁신적으로 발전해야 한다. 산·학·연·병뿐 아니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함께해야 하는 이유다.”
Q : 해외의 사례는 어떤가.
A : “임상시험의 방법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와 IT 인프라를 활용해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행 과정에서 지역·시간의 제약이 낮아졌다. 예컨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 택배를 이용한 약 배송, 디지털 기기를 통한 데이터 입력과 전송 등이 활발하다. 해외의 이런 사례는 신약 개발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들을 풀어줘 가능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규제과학이 발전해 미국의 MD앤더슨, 하버드대학병원처럼 초기 임상을 많이 해야 세계적인 임상 강국들과 경쟁할 수 있다.”
Q : 다양한 초기 임상 수행이 왜 중요한가.
A : “국제 통계에 따르면 임상시험의 85%는 대상자 모집을 달성하지 못한다. 또 임상시험의 80%는 임상 타임라인을 맞추지 못한다. 환자가 병원을 제때 방문하지 못하는 등 임상시험의 프로토콜을 따르지 못해 탈락하는 환자가 많다. 환자가 참여하지 않으면 신약 개발의 미래는 없다. 규제과학 발전으로 환자의 임상시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은 다음 세대를 위해 기여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첨단·최신 치료에 먼저 접근할 기회이기도 하다. 환자에게는 자신의 질병을 이해하고 새로 개발되는 약이 무엇인지 알며 다양한 임상 프로그램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도움된다.”
Q : 국제 심포지엄을 지속해서 개최하는 원동력은 뭔가.
A : “2015년 임상시험에 대해 크게 주목하지 않을 때 차광렬 글로벌 연구소장은 임상시험이 바이오 의약품 선진국 진입의 열쇠라는 것을 지속해서 강조했다. 미국·독일과 같은 선진 임상 시스템을 차병원에서 선도해 보자며 세계적인 임상시험 기관인 파락셀(Parexel)과 초기 임상시험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만든 것이다. 신약의 산업화를 앞당기고 임상에 대한 다양한 장벽을 넘어가 보려는 시도다. 임상시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기반으로 글로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약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산·학·연·병 다양한 주체들의 의견을 통합해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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