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코로나 개량 백신 등장… 저조한 접종률 끌어올릴 수 있을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英-美, 이르면 내달부터 접종 시작… 우리나라는 내달 말 사용 승인 예정

“저위험군은 개량 백신 기다려야”… “안전성은 4차접종이 훨씬 유리”

전문가마다 기대효과 엇갈려… 추가 접종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동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키미디어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개량 백신이 이르면 다음 달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화이자와 모더나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BA.4와 BA.5에 초점을 맞춘 개량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 앞서 15일 영국은 모더나의 오미크론 변이(BA.1)와 코로나19 원형 바이러스를 동시에 예방하는 개량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이들 개량 백신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영국과 미국에서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도 다음 달 중 사용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24일 “빠르면 9월 초중순, 아마 9월 말 개량 백신 허가가 이뤄질 것 같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하되, 가급적 신속하게 허가를 내려 다양한 백신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량 백신 보급이 임박하면서 현재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접종 시기를 다소 늦춰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개량 백신의 실제 효과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며 백신 불신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 개량 백신 출시 기다려야 할까

일부 전문가들은 개량 백신의 예방 효과에 기대감을 보이는 반면 굳이 추가 접종 시기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개량 백신의 종류와 접종 시기 선택을 조언하는 데 필요한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캐서린 에드워즈 미 밴더빌트대 의료센터 전문의는 “어떤 백신을 언제 접종해야 하는지는 어려운 질문이며 아직 명확한 정답은 없다”고 밝혔다. 메건 드밍 미 메릴랜드대 의대 교수도 “현 시점에서 추가 접종 선택은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개량 백신이 기대보다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존 무어 미 코넬대 의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초기 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19 감염력이 있는 상황에서 ‘면역 각인’이 생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면역 각인은 바이러스 단백질에 반응한 면역체계가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백신 접종을 거듭하면서 면역 효과가 감소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드밍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를 타깃으로 한 개량 백신의 효과는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당장 접종이 가능한 다른 백신을 일부러 맞지 않는 것은 큰 이득이 없다”고 말했다.

개량 백신 출시를 기다렸다 접종받을 것을 권고하는 의견도 있다. 앤절라 브랜치 미 로체스터대 의료센터 소속 전문의는 “저위험군은 개량 백신을 기다리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고위험군의 경우 추가 접종 시기를 늦출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정기석 위원장은 “개량 백신은 임상시험을 거쳤지만 아직까지는 새로운 백신”이라며 “안전성과 효과 측면에선 백신 4차 접종이 훨씬 더 안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60세 이상과 60세 미만 기저질환 보유자는 4차 접종을 신속히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추가 접종 시기에서 변수는 접종 간격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접종의 경우 최소한 4개월의 간격을 두고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체내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면 이를 인식한 면역체계가 면역 반응을 일으키도록 한다. 짧은 시간에 백신을 연속적으로 투여하면 면역 반응이 증폭하기 전에 백신이 생성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제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접종 간격을 강조하는 이유다. 파블로 페넬로자맥마스터 미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백신이 체내에서 작용한 후 충분한 휴식 시간을 두지 않는다면 예방 효과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한국 빠르면 9월 초·중순 개량 백신 도입 전망

개량 백신의 도입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불신감은 불식되지 않은 모습이다. 24일 0시 기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백신 4차 접종자는 696만 명으로 인구 대비 13.6%다. 3차 접종 3353만 명(65.3%), 2차 접종 4466만 명(87%), 1차 접종 4510만 명(87.8%)으로 접종 횟수가 많아질수록 접종률이 떨어진다. 13∼18세 청소년 접종률은 1차 83.4%, 2차 80.9%다. 정부는 4차 접종률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백신 3차 접종의 예방 효과를 공개하며 4차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은 결국 개인의 판단과 선택에 달린 만큼 강요보다는 대화와 협력을 중심으로 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실제 건강한 모습을 담은 영상물이나 자료는 좋은 접근 전략이 될 수 있으며 과학적 근거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서도 단순한 수치 자료 외에 시청각물을 홍보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