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실세`로 통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진 출처 = 사우디 외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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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또 다시 하락 마감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대적인 긴축 선언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걸까요? 월가월부는 지난 주 잭슨 홀 미팅이 열리기 전, 연준이 또다시 자이언트스텝으로 기울 수 있다는 점을 전했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요즘 다시 치솟는 국제 유가 탓이었습니다. 국제 유가는 이번 주 첫 거래일부터 4% 급등해 또 배럴 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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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홀 미팅의 여운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29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 4대 대표 주가지수가 기술·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일제히 떨어졌습니다. 다른 업종도 등락이 있지만 지난 주 이후 두 업종 주가가 하락세를 주도하는 분위기입니다.
직전 거래일 대비 낙폭 순으로 보면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지수가 각각 1.02%, 0.89% 떨어졌고 이어서 '대형주 중심'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67%, 0.57%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93% 하락해 나스닥 지수보다도 낙폭이 컸어요.
시장 내 불안한 분위기를 보여주듯 시카고옵션거래소변동성지수(VIX)는 2.54% 올라선 결과 26.21을 기록했습니다. VIX는 S&P500 지수 옵션 가격이 앞으로 30일간 얼마나 움직일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예상을 반영한 지표인데 하락장이 다가올수록 VIX 값도 커집니다.
시장에서는 VIX가 10~20이면 증시가 안정적이고 30 이상이면 변동성이 크다고 봅니다. 특히 수치가 30에 가까울수록 매도세가 지나치게 큰 구간이라고 판단합니다.
이날 미국 빅테크 7대 간판기업 중에서는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서비스 1위 기업' 넷플릭스 주가가 직전 거래일보다 0.58% 오른 것을 제외하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이 일제히 1%를 넘나드는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넷플릭스 주가가 오른 건 회사가 광고 없이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게 하던 '무광고 정책'을 포기하는 대신 광고를 보면 구독료를 지금의 절반 정도인 월 7~9달러로 책정할 것이라는 소식이 앞서 28일 전해진 영향입니다. 직전 분기들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구독자(가입자) 감소를 겪다가 대응책으로 낸 전략인데 소식대로라면 '반 값 구독료' 덕에 가입자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부문은 엔비디아와 AMD가 하루 만에 각각 2.82%, 2.95% 떨어졌는데 전반적으로 낙폭이 요즘 두드러집니다. 세계 경기 침체 압박이 제조업을 향하고 있는데 반도체는 제조업 경기에 흔들리다보니 그렇습니다.
전반적으로 시가 총액이 큰 기술 기업들 주가가 흔들린 이유는 채권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직전 거래일보다 8bp(=0.08%p) 올라 3.12%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라 시중 장기 금리가 오르면 기업으로서는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는 건데, 기술주는 보통 성장 산업에 걸쳐있는 경우가 많아서 특히나 자금 조달 시 금리 부담이 더 크고 이 때문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기술 기업 이자 부담(수익성 둔화)이 부각돼 주가가 빠지는 식입니다.
일례로 테슬라만 해도 회사채 신용등급이 무디스 기준 Ba1 , S&P 기준 BB+ 으로 '투자 부적격' 등급입니다. 물론 투자 적격 바로 아래 단계이고 테슬라는 신용 등급 상향이 기대되는 업체이지만 현재로서는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존슨앤드존슨 같은 기업에 비하면 자금 조달 압박에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채권은 가격과 수익률이 반대로 움직이는데요. 미국 국채는 세계 경제 침체 그림자가 드리울 때는 '안전 자산'으로 각광받기도 하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대폭 올린다거나 물가가 뛰는 경우에는 투자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부각되느냐에 따라 가격과 수익률이 달라집니다. 이날은 잭슨 홀 미팅 이후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진 점이 부각된 결과 10년 만기 국채 가격이 떨어지고 수익률이 오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날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시장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차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주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 홀 미팅 연설에 이어 이번 주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줄줄이 공개 발언을 통해 앞으로 긴축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라앉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두 명 모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올해 투표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오는 9월에는 시장 흐름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가을에는 보통 조정장이 찾아오게 마련인데 이미 이달 말부터 매도세가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주가가 떨어진다고 일희 일비하기보다는 당분간은 장세를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문제는 에너지 가격입니다. 29일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물은 직전 거래일보다 4.24% 올라 97.0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브렌트유 10월물은 4.06%오른 105.09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다른 원자재 가격과 다르게 움직이는 중입니다. 구리나 철광석, 알루미늄 등 다른 원자재는 유럽과 중국 등 주요 경제권 침체 압박이 커지면서 산업 수요가 주춤한 탓에 가격이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국제 유가는 수요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릅니다.
'석유 카르텔'로 유명한 OPEC+(국제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멕시코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 이 중에서도 입지가 큰 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고공행진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침체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더라도 OPEC+ 국가들이 오는 9월 5일 열리는 산유량 결정 회의에서 공급을 줄이는 감산 조치를 한다면 유가가 오를 수밖에 없고, 실제로 감산 가능성이 부각된 상황입니다. 공급 리스크를 줄여줄 이란 핵합의 복원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쌓여있습니다.
한편 금은 시세가 직전 거래일보다 0.01% 올라 제자리 걸음한 결과 1트로이온스당 1736.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9일 오후 5시 15분 기준으로 0.03% 떨어져 약보합 거래됐습니다.
[뉴욕 = 김인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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