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예정대로 했어야" 반발…"당시 확진자 투석가능 시설 다 차"
투석실 |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창원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환자가 혈액 투석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중태에 빠져 환자 가족들이 의료기관 책임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의료기관은 당시 확진자에게 투석할 수 있는 시설이 다 차 있었다고 해명했는데, 투석 확진자를 위한 적정 수준의 병상을 확보하겠다는 지난달 정부 발표와 달리 일선에선 병상이 여전히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해당 가족에 따르면 창원에 사는 70대 A씨는 광복절이자 월요일인 지난 15일 정오께 예정돼 있던 혈액 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 B 병원을 방문했다.
신장 기능이 나쁜 A씨는 2∼3년 전부터 B 병원에서 매주 월·수·금 점심시간을 이용해 혈액 투석을 해왔다.
그러나 A씨는 당일 투석 전 실시한 체온 검사에서 미열이 확인돼 투석을 받지 못했다.
대신 "집에서 격리대기를 하라"는 의료진 지시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귀가해 결과를 기다리던 중 오후 5시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 사이 A씨를 대신해 약을 타려고 B 병원을 재차 방문한 A씨 남편은 의료진으로부터 "다음날 오후 6시에 혈액 투석을 받자"는 통보를 받았다.
이렇게 되면 혈액 투석을 마지막으로 받은 지난 12일 금요일 이후 16일 화요일까지 꼬박 3일 넘게 투석을 못 하게 되는 셈이어서 A씨 가족은 불안했다고 한다.
PCR 검사(CG) |
그러던 16일 오전 3시께 우려하던 대로 사달이 났다.
A씨가 갑자기 신음하기 시작하더니 몸이 축 늘어지는 등 이상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A씨 가족이 급히 차를 몰아 B 병원 응급실로 향했지만, A씨는 중태에 빠졌다.
현재 A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다.
A씨 아들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당시 응급실에서는 혈액 투석을 받지 못해 칼륨 수치가 3배 이상으로 올라가 심정지가 왔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일과 금요일은 하루걸러 받는 투석이지만, 월요일 투석은 (토·일요일을 끼고) 사흘 만에 받는 것이기 때문에 15일 예정일에 투석을 필히 받았어야 했다"며 "B 병원에서 제대로 조처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보고 B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B 병원 측은 당시 확진자를 대상으로 투석할 수 있는 시설이 다 차 불가피하게 투석을 하루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B 병원 관계자는 "(투석을 예정일보다 하루 연기하면서) 해당 환자분이 금요일 투석을 하고 토·일·월 3일을 투석을 못 하게 됐으니 혹시 상태가 나빠지면 응급실로 오라고 안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원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된 상황에서 투석이 가능한 중환자실 음압격리실이 있지만, 15일에는 공교롭게 먼저 온 환자들로 다 차 있는 상황이었다"며 "환자분께서 위중하다 보니 서운한 점이 있으신 건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가용시설에 한계가 있는 점은) 단순히 우리 병원 문제뿐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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