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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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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로봇으로 무릎뼈 초정밀 절삭,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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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탐방 분당 서울나우병원

중앙일보

분당 서울나우병원 로봇인공관절센터 안태수 원장, 류호광 센터장, 전성한 원장(왼쪽부터)이 협진을 통해 적합한 로봇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논의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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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진화하고 있다. 정교한 수술 계획을 토대로 로봇이 울퉁불퉁 닳은 무릎뼈를 오차 없이 절삭하고, 엉덩이·무릎·발목을 연결하는 중심축을 맞춘다. 분당 서울나우병원은 완전 자동형 무릎 인공관절 로봇으로 초정밀 퇴행성 관절염 치료를 선도한다. 무릎뼈를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시각화해 수술 정확도를 끌어올리고 불필요한 무릎뼈 절삭을 최소화해 출혈을 줄인다. 여기에 한국인에 최적화한 인공관절 디자인으로 자연스러운 무릎 운동성 복원을 추구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정확도가 생명이다. 최근엔 무릎뼈 절삭 오차를 최소화한 ‘큐비스 조인트’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주목한다. 내 무릎의 크기·생김새·손상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치료 만족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분당 서울나우병원이 3세대 완전 자동형 수술 로봇인 큐비스 조인트를 도입한 배경이다. 한국인의 무릎관절에 맞춰 고안된 한국형 인공관절을 삽입할 때 절삭 정확도를 높여 안정적으로 무릎을 굽히고 펼 수 있다. 분당 서울나우병원 로봇인공관절센터 류호광 센터장은 “정밀한 무릎뼈 절삭이 가능한 큐비스 조인트 로봇으로 초정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출혈·부종 등 뼈 절삭 합병증 감소



분당 서울나우병원에서 시행하는 무릎 인공관절 로봇 수술의 장점은 뚜렷하다. 첫째, 무릎뼈 절삭 정확도가 높다. 분당 서울나우병원에서 도입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큐비스 조인트는 미세 절삭이 가능한 동그란 원 형태의 절삭 도구인 엔드밀로 뼈를 자른다. 로봇이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지정된 좌표를 확인하면서 절삭하는 완전 자동형 수술 로봇이다. 무릎뼈를 자르기 위해 수술용 톱을 밀고 당기면서 발생하는 진동으로 생기는 절삭 오차를 최소화했다. 류 센터장은 “수술용 톱은 정밀하게 절삭해도 1~2㎜ 정도 오차가 발생하지만 엔드밀로 절삭하면 절삭 오차를 0.5㎜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로 개인 맞춤형 수술로 일상 복귀가 빠르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무릎관절의 생김새도 다르다. 큐비스 조인트 로봇은 수술 전 촬영한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토대로 현재 무릎관절의 상태를 정확하게 계측한다. 안태수 원장은 “여러 번의 가상 수술로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 선택을 돕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무릎뼈 절삭을 돕는 별도의 수술 도구를 체내 삽입하지 않고 로봇으로 하체 중심축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 수술에서는 계획된 부위만 정확하게 절삭하면서 주변 조직이나 근육·혈관·인대·신경 등 불필요한 손상을 막는다. 덜 째는 만큼 출혈·부종 등 뼈 절삭과 관련된 합병증을 줄여준다. 수술 직후 무릎을 구부리고 펴도 덜 아프다. 적극적인 재활에 유리해 일상 복귀가 앞당겨진다.

셋째로 구부리고 펴는 무릎 운동성 복원에 유리하다. 분당 서울나우병원에서는 인공관절의 활동 범위를 넓힌 한국형 인공관절 ‘b.r.q Knee(Bending, Rotating and Quantum leap Knee)’를 사용한다. 앉을 때 무릎을 완전히 굽히는 양반다리 자세 등 좌식 생활에 익숙한 한국인은 무릎 앞부분 중에서도 안쪽이 더 많이 닳는다는 점 등을 반영한 인공관절 디자인이다. 분당 서울나우병원 강형욱 이사장팀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한국인의 무릎뼈 356개의 골격을 실측해 무릎 형태를 분석해 인공관절 디자인에 적용했다. 류 센터장은 “한국인의 관절 특성을 반영해 무릎을 구부리고 펴기 편하게 인공관절 디자인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b.r.q Knee’는 무릎뼈를 감싼 금속에 맞춰 플라스틱 연골이 유동적으로 좌우로 회전하면서 움직인다. 무릎의 실제 움직임과 유사하게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후에도 무릎을 150도까지 굽힐 수 있다.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기 자세도 무리 없이 가능하다. 기존 인공관절은 무릎을 120도 정도만 굽힐 수 있었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의자에 앉는 것은 가능하지만 더 굽히는 것은 불편했다. 전성한 원장은 “한국형 인공관절로 수술 후에도 내 무릎처럼 편안하게 굽혔다 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움직임 반영해 디자인 개선



마지막으로 인공관절의 내구성이 우수하다. ‘b.r.q Knee’는 질화티타늄(Tin)으로 특수 코팅해 인공관절 표면에 흠집이 덜 생기도록 했다. 접촉면의 마모와 파편이 적으면서 정상 무릎관절과 가장 유사한 곡선형 구조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했다. 인공관절의 유형별로 마모도가 어떻게 다른지 측정하는 검사에서 ‘b.r.q Knee’의 마모도는 2.48로 가장 낮았다. 고정 연골판을 사용하는 인공관절은 22.5, 움직이는 연골판을 사용하는 인공관절은 7.5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10~15년 정도였던 인공관절의 수명을 20년 이상으로 늘렸다.

■ “체력 약한 고령층도, 다리뼈 활처럼 휘어도, 로봇 인공관절 수술 가능”

인터뷰 류호광 분당 서울나우병원 로봇인공관절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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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인공관절 수술도 개인 맞춤형 치료가 대세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 변형이 심할수록 정교한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엔 완전 자동형 수술 로봇으로 개인별 무릎의 특징을 시각화해 정밀하게 수술 계획을 세우고 무릎뼈를 절삭한다. 엉덩이·무릎·발목으로 이어지는 하체 정렬 정확도를 높인다. 분당 서울나우병원 류호광(사진) 로봇인공관절센터장에게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들었다.

Q :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 무엇이 다른가.

A : “객관적 데이터를 토대로 의사의 직감에 의존하던 부분을 최소화한다. 무릎관절은 구조가 복잡해 인공관절 수술에서 오차를 최대한 줄여야 환자 만족도가 높아진다. 고작 1㎜ 차이에도 인공관절 수술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로봇은 의료진의 경험·판단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떤 부위·각도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여러 번 시뮬레이션한다. 정밀한 뼈 절삭으로 불필요한 손상을 줄여 감염·출혈·통증이 적다.”

Q : -환자 반응은 어떤가.

A : “일상 복귀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치료 만족도가 높다. 최소침습적 치료로 덜 째는 만큼 무릎이 덜 붓고 수술 후 출혈이 적다. 덜 아프니 재활 치료에도 적극적이다. 수술 다음 날부터 재활을 시작하는데 더 수월하게 보행을 시도한다.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통증으로 산책 등 외부 활동을 꺼려 하체 근력이 약해져 있는 상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잘 됐어도 재활에 소홀하면 무릎이 뻣뻣하게 굳는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일 수 있지만, 빠른 초기 회복으로 무릎 운동성 개선 등 예후을 고려하면 이득이다.”

Q : -체력이 약한 고령층도 적용 가능한가.

A : “물론이다. 나이가 들면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무릎 통증이 심해 신체 활동량이 줄면서 전신 상태도 나빠진다. 무릎관절 변형이 심할수록 정교한 뼈 절삭이 가능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유리하다고 본다. 다리뼈의 중심축을 가늠하기 위해 별도의 수술 도구를 넣지 않아 조직 손상 범위를 최소화한다. 체력이 약한 고령은 물론 내과적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때,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할 때, 다리뼈가 활처럼 휘었을 때도 로봇으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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