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한 백신접종소에서 간호사가 원숭이두창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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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원숭이두창’의 이름을 두고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있어 변화 움직임이 있다고 LA타임스와 애틀랜틱 등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진성두창바이러스(orthopoxvirus)’의 변종으로 덴마크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실험실 영장류에서 발견돼 이 이름이 생겼다. 사람에게 발병한 첫 사례는 1970년 생후 9개월 된 콩고민주공화국 아기에게서다. 이후에도 원숭이두창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감염 사례가 있었지만, 전세계적으로 확대되지 않아 세계적 관심이 적었다.
애꿎은 원숭이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10마리의 원숭이가 브라질 상파울루주에서 독살됐다. 브라질에서는 1700명 이상의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매거릿 해리스 WHO 대변인은 “(원숭이두창) 감염은 인간 사이에 이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 차원에서 원숭이두창의 이름을 바꾸자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미국의 일부 주(州)에서는 자체적으로 이름을 바꿔부르기도 했다. 캘리포니아보건당국은 MPX로 쓰고, 엠피엑스나 엠폭스 등으로 부른다. 오리건이나 버몬트, 뉴저지에서는 hMPXV로 표기한다. 캐나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는 엠폭스(Mpox)로 부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 감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는 “원숭이두창은 이제는 사람에게 고통스러운 질병인데 지금도 (그 이름을 갖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네이밍 논란의 원조격은 코로나다. 2020년 발병 초기 중국 우한에서 환자들이 대거 발생해 우한폐렴, 중국폐렴, 중국코로나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이름이 확정됐다. 변이 바이러스 이름을 두고서도 논란은 있었다. 당초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등 그리스어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이 붙다가 갑자기 크시(Xi) 차례에서 ‘오미크론’이 선정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서구 언론에서는 시(Xi) 진핑 중국 주석의 이름과 영어 철자가 같아 일부러 WHO에서 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었다.
코로나 외에도 돼지독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이 지역이나 특정 동물군을 겨냥한 잘못된 네이밍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병명들로 꼽힌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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