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초·재선 중심 “싸우지 말자” 추대론
권성동 뽑힐 때처럼 ‘윤심’이 좌우할 듯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새 비대위의 비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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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4일 새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리고 오는 19일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다. 선거를 닷새 앞두고 10여명의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지만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채 눈치싸움만 벌이고 있다. 경선 없이 추대하자는 당내 분위기가 있고,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와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선관위가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출 공고를 내고 17일 후보 등록을 받은 후 19일 새 원내대표를 뽑기로 했다. 이번 선거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매끄럽지 못한 비대위 전환 과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치러진다.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혀 선점 효과를 노릴 법하지만 이날 출마 선언을 한 의원은 없었다. 이는 당내 친윤석열계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추대론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안그래도 이준석 전 대표와의 갈등으로 시끄러운데 원내대표 선거에서마저 친윤과 비윤으로 갈라져 다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보니, 선뜻 출마 의사를 밝히지 못하고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추대로 가는 분위기면 안나가고, 경쟁 구도로 가면 출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출마 의사가 있는 분도 토요일(17일)까지 관망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추대 대상으론 첫 비대위원장이었던 5선 주호영 의원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소통이 원활하면서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보이진 않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미래통합당 시절 한 차례 원내대표를 지냈다. 만약 법원의 추가 가처분 인용으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되면,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대행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대표급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정서도 있다.
당내에선 한 사람이 두 차례 원내대표를 하는 게 맞지 않다는 반대 의견과 한 명이라도 출마 의사를 밝히면 추대는 힘들다는 현실론도 나온다.
선거운동이 어려운 여건과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신임 원내대표 임기 때문에 고민하는 의원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선거운동은 주말 이틀밖에 없고, 토론회도 없이 정견발표만 하고 투표를 한다고 한다”며 “새 원내대표 임기가 1년이 아니라 권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약 7개월)만 채우는 걸 수도 있어 나설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추대로 몰아가는 조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5선 정우택, 4선 김학용, 3선 박대출·윤재옥·조해진, 재선 이용호 의원 등이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된다. 당락을 결정지을 요소로는 윤심이 꼽힌다. 집권 후 첫 정기국회를 이끌 원내대표인 만큼 대통령실과의 호흡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지난 4월 윤핵관인 권 원내대표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될 때도 윤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특정 후보에 대한 윤심이 확인되면 해당 후보 추대로 급격히 무게추가 기울 수 있다.
차기 당권주자와의 관계도 변수다. 특히 대표와 원내대표가 같은 지역 출신이면 견제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영남 당권주자가 수도권 원내대표를 전략적으로 미는 등의 협력도 가능하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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