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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다중채무 자영업자’ 반년 새 45% 급증… 평균 4.7억 빚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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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을 하며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올해 들어 6개월 사이 45%나 증가했다.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거의 5억원에 달했고, 특히 30세 미만의 자영업 다중채무자가 빠르게 늘었다. 약 2년 반 동안 코로나19 충격을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달한 모습이다. 더욱이 예상보다 국내외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들의 빚 상환 능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경제·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등이 커졌다.

25일 신용평가사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688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15.6%,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0% 증가했다.

조선비즈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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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말 279만10명에서 6개월 사이 16.5% 불어난 325만327명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을 가진 자영업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1175만원이었다.

특히 자영업자 중에서도 다중채무자 수와 대출액이 특히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다중채무자는 금리가오를수록 빚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커 취약채무자로 분류된다. 지난 6월 말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44.7% 증가했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불었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6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자영업자 차주(대출받은 사람) 중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10.3%에서 12.8%로 늘었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 비중은 25.5%에서 28.4%로 커졌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나이별 분포를 보면 40대가 13만5874명, 50대가 13만3357명으로 전체 다중채무자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말 대비 증가율은 30세 미만(59.2%)이 가장 컸다. 30세 미만 자영업 다중채무자는 지난해 말 6742명에서 6개월 만에 1만732명으로 늘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소득 분포를 보면 상당수가 연 3000만원(28.3%), 연 4000만원(19.6%)대에 몰려 있었다. 6개월 사이 증가 속도는 1000만원대(55.5%) 저소득 자영업자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됐다.

현재 국내외에서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은 연준이 다음번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잠재위험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해야한다”며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은은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고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평균 2.0%포인트 뛸 것으로 예상했다. DSR은 연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다.

윤 의원은 “다중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를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이런 취약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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