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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채시장 투매에 금리발작…다급한 정부, 5조원 긴급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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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 대혼란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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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긴축 가속화 우려에 국채 금리가 치솟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시장에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슈퍼 달러 추세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빠른 속도의 달러 이탈로 이 같은 긴급 자금 투입 처방이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위기감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1%대로 낮췄다.

28일 기획재정부는 방기선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30일 2조원 규모의 긴급 국채 조기 상환(바이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은은 '국고채권 단순 매입'을 공지하고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발표했다. 기재부와 한은의 조치는 글로벌 긴축 우려로 국채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하락)하자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나온 긴급 조치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국고채 금리는 크게 요동쳤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종가 기준 연 4.338%로 전날보다 3.4bp(1bp는 0.01%포인트) 오른 채 마감해 5거래일 연속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3년물 금리는 장중 등락폭이 30bp에 달할 정도로 불안한 변동성을 보였다. 4.3%대 중후반에서 출발한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4.5%대까지 치솟으면서 발작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오후 한은이 3조원 규모의 국고채권 단순 매입 공지를 내고 기재부도 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하면서 급진정됐고, 전일보다는 오른 채 마감했다.

이런 와중에 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하향 조정하면서 내년 경기 둔화·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피치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6%, 내년은 1.9%로 각각 수정했다. 올해 전망치는 지난 6월 예상했던 것보다 0.2%포인트 올렸지만 내년 전망치는 0.6%포인트 내려 잡았다. 국내외 주요 기관 중 내년 1%대 성장률 전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치는 한국 경제의 위기 요인으로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 서비스 소비로의 전환 등이 기업의 수출과 설비투자에 부담을 주는 상황을 꼽았다. 피치는 인플레이션의 경우 통화 긴축 정책과 세계적 원자재 가격 둔화로 완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피치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유지하면서 정부의 재정 건전 기조가 신용등급을 유지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시장이 잇달아 큰 변동성을 보이자 기재부와 한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을 점검했다. 정부는 글로벌 긴축 가속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아시아 시장 약세로 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 원화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지표를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정부 외환보유액은 4364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말(4631억달러) 대비 267억달러 감소한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민간의 대외자산이 2조1235억달러에 이르는 등 대외 부문의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는 "시장 안정과 관련해 미국과 정말 많은 대화를 하고 있고 통화스왑보다 더 다양한 조합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정책은 무엇보다도 물가 안정"이라며 "모든 정책은 물가 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간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 이종혁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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