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가을꽃 맞이...낯설지만 친해지고 싶은 가을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분류된 식물들의 전쟁은 인간계만큼이나 치열하고 강력하다. 종족 번식과 꽃의 아름다움, 열매의 달콤함 또는 인간의 건강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주느냐 등으로 판가름이 난다. 하지만 꽃은 자신의 자리에서 평화롭게 펴 있고, 사람들은 그에 가까이 다가가 사진을 찍고 인생샷을 건진다. 가을꽃 축제 역시 마찬가지. 꽃과 가까워질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

시티라이프

메밀꽃밭(사진 전라남도 장흥군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안면도’로 유명한 태안군에서 열리는 꽃 축제는 특정 화훼에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낯설고 친해지고 싶은 꽃들로 꽃 사랑꾼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렇다고 처음 보는 종류들로만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다. 천사의 나팔, 안젤로니아, 천일홍, 코키아, 쿠르쿠마, 국화 등 가을과 한껏 어우러지는 품종은 물론 다양한 가을꽃길을 걸을 수 있는 기회다. 태안군의 꽃 축제는 안면도 꽃지해변을 스토리텔링하면서 예술적, 인문학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면도 일대의 풍부한 여행지와 서해안 특유의 해산물도 참을 수 없는 방문 이유이다.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의 용대관광지는 황태덕장, 백담사 입구, 한용운문화관 등으로 유명한 강원도 대표 여행지 중 한 곳이다. ‘인제에서 꽃길만 걷자’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축제의 기간은 10월16일까지이다. 라벤더, 국화 등 가을을 대표하는 꽃들이 집중적으로 식재되어 있는 설악의 가을 자락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이다. 가족 단위 여행자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 국화꽃 압화 액자, 꽃블럭 만들기, 드라이플라워 엽서 등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들도 마련되어 있다. 물론 깊은 산 설악의 진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에서의 하루 역시 2022년 가을을 추억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주변의 설악산 탐방로는 온갖 야생화들이 도원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어서 축제장은 물론, 주변 산책만으로도 설악의 가을을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을 것이다.

전국에 퍼져 있는 메밀꽃밭은 이맘때만 되면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혼란스러울 정도다. 메밀 하면 봉평, 제주 등을 떠올리지만, ‘전라남도 장흥군 선학동’ 메밀꽃밭은 새로운 메밀 풍경 명소를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의 특징은 남도 득량만이 내려다 보이는 계단식 논과 울긋불긋 꽃을 닮은 마을 지붕, 그리고 너른 논과 바다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10월 중순이면 소박만 축제도 열리는데 중순이 되면 시들기 시작한다니 지금쯤 여행 채비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서울 수도권’ 꽃 축제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고양시에서도 가을 행사를 준비했다. 10월10일까지 열리는 행사지만, 축제가 열리는 호수공원 일대는 사계절 꽃단장을 하고 있다. 행사 기간을 놓치더라도 가을꽃, 가을 하늘, 가을 호수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다. ‘고양가을꽃축제’의 특징은 축제 기간 중 선인장전시관이 선인장미술관으로 변모한다는 것이다. 작가들의 눈으로 바라본 선인장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선인장전시관은 다육이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명소로서 확장되었다. 그만큼 트렌드와 꼭 맞아떨어지는 장소 아닐까. 잔디 마당에는 영화 상영을 위한 장비가 설치된다고 하니, 이 가을 어떤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코스모스, 국화 등 가을을 대표하는 꽃들은 물론 생전 처음 보는 가을꽃, 가을을 더욱 가을답게 표현하는 선인장들의 아름다운 자태는 꽃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식물과 자연의 다양성을 통해 지식과 감성의 기준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암성팜랜드’에서는 코스목동 축제가 10월까지 열린다. ‘곤지암 화담숲’ 등을 찾아가도 예쁘고 신비로운 가을 꽃 풍경에 빠져들 수 있다. 물론 이 외에도 가까운 동네 뒷산, 놀이동산 등에 가면 수많은 가을꽃들과 만날 수 있다.

가을이 점점 짧아진다고 한다. 늦어도 10월까지는 가을꽃맞이 반열의 끄트머리에라도 오를 수 있도록 여행 가방을 챙겨 보자. 가을꽃구경 삼매경에 빠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어느 날 갑자기 겨울이 문 앞에 다가와 있을 것이다. 세월은 이렇게 자연의 변화와 함께 흘러가고 있다.

[글 아트만 사진 장흥군청]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48호 (22.10.04)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