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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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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촉촉해지라고 미스트 칙칙? 물 먹은 피부의 '황당 배신'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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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습에 대한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찬 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피부 속이 땅겨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이 시기엔 피부 보습법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그런데 보습을 위해 얼굴에 미스트를 자주 뿌렸거나 물을 더 많이 마시려고 노력했다면 헛다리를 짚었을 수 있다. 피부 보습 관련 속설 가운데 피부 건조함을 되레 악화할 수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피부 보습에 대한 흔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미스트를 뿌리면 피부가 촉촉해진다 X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는 유분과 수분의 균형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이를 ‘피부 장벽 기능’이라고 한다. 그런데 미스트를 피부에 뿌리면 수분이 공급된다고 여겨 보습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김정은 교수는 “미스트를 뿌리면 일시적으로 수분을 공급하고, 피부 온도를 다소 낮춰주는 ‘쿨링’ 효과로 상쾌한 느낌이 들지만 피부 건조함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미스트는 주성분이 ‘물’이므로 얼굴에 뿌렸을 때 쉽게 증발하는데, 이때 피부 장벽 속 수분까지 끌고 간다. 난방 기구까지 틀었다면 증발 속도는 더 빨라져 ‘피부 가뭄’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김 교수는 “진짜 보습을 위해서는 수분 증발을 막는 연화제·밀폐제 같은 보습 성분이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미스트 제품엔 이들 성분이 부족하다”며 “보습 효과를 얻기 위해선 미스트보다 보습제를 선택해야 하며, 쿨링 등을 위해 미스트를 사용하고 싶다면 미스트를 뿌린 후 보습제를 바로 덧발라 유·수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 많이 마시면 피부 건조함이 해결된다 X



마시는 물의 양에 비례해 피부가 촉촉해지는 건 아니다.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박은주 교수는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 수분 조성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결과는 없다”며 “피부 장벽 속 수분을 잡아주는 지질·세라마이드가 부족할 때 피부가 건조해지므로 물을 마시는 것보다 피부에 로션·크림 같은 보습제를 직접 바르는 게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요즘처럼 건조한 환경에선 물을 아무리 많이 마신다고 해서 표피의 수분 소실을 막을 수 없다. 피부가 건조할 때 실내 환경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해 실내 온도는 18∼22도,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하는 게 권장된다.



지성 피부도 보습 관리를 해야 한다 O



지성 피부를 가진 사람 가운데 ‘피지가 많은데 보습제까지 바르면 피부가 더 번들거리고 피지가 더 많아질 것’으로 여겨 보습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지성 피부일 때 보습 관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건강한 피부는 피부 속이 수분으로 가득 차 있고, 표면에 얇은 유분막이 형성돼 피부 산도(pH)가 5.2~5.8을 유지한다. 반면에 지성 피부는 피부의 pH가 5 이하로 더 강한 산성을 띠는데, 이는 피지샘에서 내보내는 피지가 많아지면서 피부 표면이 산성화하기 때문이다. 피지 분비가 많아지는 이유는 피부가 건조함을 해결하기 위해 피지를 과잉 생성한 결과다. 피부가 머금은 수분 함량은 평균 15~30%로, 이보다 적으면 건조함을 해결하기 위해 피지가 활발히 분비된다. 이로 인해 과잉 생성된 피지가 모공을 막아 염증 같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지성 피부의 경우 밀폐제·연화제 성분이 적으면서 지방산(리놀레익애시드)이 강화된 보습제를 사용하면 피부 번들거림을 최소화하면서 보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매일 씻으면 안 된다 X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피부 장벽의 이상으로 요즘처럼 건조할 때 수분을 더 잘 빼앗겨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따라서 보습에 더 철저해야 하는데, 수분을 빼앗길까 봐 매일 샤워하는 것을 기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 교수는 “피부 장벽이 약해진 아토피피부염 환자가 잘 씻지 않으면 세균·바이러스의 침투에 취약해 감염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피부 청결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박 교수는 “그렇다고 샤워를 하루 2회 이상 너무 자주 하거나 뜨거운 물로 장시간 목욕하면 피부의 수분 증발량을 늘려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며 “만졌을 때 뜨겁지 않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20분 이내로 씻고, 샤워 후 3분 이내 보습제를 발라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보습을 위해선 ▶하루 1회 온수욕 ▶하루 2회 이상 보습제 바르기 ▶목욕 후 3분 이내 보습제 바르기 등 수칙을 담은 ‘1-2-3 아토피 케어’가 권장된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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