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수프를 만들어 먹는 태국인 유튜버. 페이스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태국에서 교사이자 유튜버로 활동하는 여성이 박쥐를 통째로 넣고 끓인 음식을 먹는 영상을 공개했다가 논란이 발생하자 영상을 즉시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유튜버는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받자 영상을 즉시 내리고 사과했지만,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에 따라 징역 최대 5년 또는 50만 바트(약 1860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전날 태국 경찰은 태국 유튜버 폰차녹 시수나쿨라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폰차녹은 4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매콤하고 맛있는 것을 먹어라’를 운영하는 유튜버다.

그는 최근 약 1분40초 분량의 박쥐 먹는 영상을 게재해 논란을 빚었다.

영상을 보면 폰차녹은 방울토마토가 들어 있는 갈색의 국물 탕에서 박쥐 한 마리를 꺼내 날개를 펼쳐 보여주더니 살을 뜯어 먹었다.

그는 박쥐를 분해해 매운 소스에 찍어 먹고 “맛있다”고 말했다. 또 뼈를 씹어 먹고 “부드럽다”고 했는데, 이때 아작아작하는 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됐다. 또 국물도 떠먹는 등 박쥐 살을 발라 먹으며 웃는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약 5마리 박쥐 중 4마리를 먹었다.

폰차녹이 먹은 박쥐는 태국 북부 라오스 국경 근처 시장에서 구매한 것으로, 보호종인 ‘아시아 노란 박쥐’였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죽을 거면 혼자 죽어라. 그럼 아무도 당신을 비난하지 않을 거다. 그러나 당신 때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기 시작하면 저주받을 것’이라며 폰차녹을 비난했다.

영상을 본 한 의과대학 교수는 “박쥐는 익혀도 역병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병균을 갖고 있다”며 “박쥐 털뿐만 아니라 혈액과 내장으로 병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건드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폰차녹은 “모두에게 매우 죄송하다. 저에게 실망한 모든 팔로워(딸림벗)에게 사과드린다”며 “생각이 부족했다. 다시는 그런 영상을 만들지 않겠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동시에 문제의 영상을 삭제했다.

영상을 본 뒤 누리꾼들은 즉시 폰차녹을 신고했다. 그는 당초 혐의를 부인했으나, 결국 지난 9일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국립공원, 야생동물 및 식물 보호부의 야생동물 건강 관리부서 책임자는 “이 사건은 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행동이다. 특히 박쥐는 많은 병균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영상을 보고 충격받았다. 뜨거운 물에 삶는다고 세균이 죽는다는 증거는 없다. 박쥐의 침과 피, 그리고 피부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위험하다”라면서 “박쥐의 질병에 대한 우려 외에도 폰차녹은 보호 동물인 박쥐를 먹었으므로 야생동물 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