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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또 나온 김여정 “윤석열 천치바보” 막말···훈련 이어 제재로 ‘도발 명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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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8월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했다고 북한 조선중앙TV가 다음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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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윤석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해 “천치바보”라고 맹비난했다. 정치·군사적 도발을 이어가고자 한·미 연합훈련에 이어 남한의 대북 독자제재 움직임까지 빌미삼는 행태로 풀이된다. 정부는 “도적이 매를 드는 식”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지난 22일 남조선 외교부것들이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들며 그것이 지속되고 있는 것만큼 추가적인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며 “미국이 대조선 ‘독자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외우는 남조선것들의 역겨운 추태”라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제재’ 따위나 만지작거리며 지금의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날수 있다고 잔머리를 굴렸다면 진짜 천치바보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며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뻔뻔스럽고 우매한것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며 “미국과 남조선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 담화는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규탄을 주도한 미국을 맹비난하고 이틀 만이다. 이번엔 대북 추가 독자제재를 추진하는 남한을 집중 겨냥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막말을 자행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8월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윤 대통령을 향해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날 김 부부장 담화 발표는 지난 9월말부터 시작해 이달 두차례 ICBM 발사로 한껏 고조시킨 도발 국면의 긴장감을 놓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그간 도발 빌미로 삼아온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이 가시적으로 전개되지 않자 이제는 제재까지 도발 명분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오는 29일 김 위원장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5주년을 맞아 ICBM 추가 발사와 7차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부부장은 이틀 전 담화에서 “끝까지 초강경 대응”을 시사한 상태다.

남한 국민들이 “천치바보들” 윤석열 정권을 가만히 보고 있다는 김 부부장 주장은 정권 반발론을 선동해 국론 분열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임 문재인 정부 땐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며 현재 서울을 전술핵으로 위협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핵 타격 대상이 한국임을 다시금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김 부부장 담화를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천명함에 따라 당분간 남북 ‘강 대 강’ 기조는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김 부부장 담화는 사실상 김 위원장 뜻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김 부부장 담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입장문에서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등으로 초래되었음에도 도적이 매를 드는 식으로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 국민에 대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체제를 흔들어보려는 불순한 기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추가 대북제재 조치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독자제재 검토에 이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핵 개발을 단념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이 북한 정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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