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영 아이리움안과 대표원장은 렌즈 삽입술의 성공률을 높이려면 개인별 최적화한 크기의 렌즈를 삽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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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교정술 가운데 렌즈 삽입술은 집도의의 숙련도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어 고난도의 수술로 꼽힌다. 레이저의 도움을 받는 라식·라섹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의사의 손기술에만 의지하기 때문이다. 아이리움안과 최진영(47) 대표원장은 수술기법뿐 아니라 수술 전 검사, 양쪽 눈 수술 일정에 따라서도 수술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게서 진화한 렌즈 삽입술의 단계와 수술 성과를 좌우하는 요인을 들었다.
Q : 렌즈 삽입술은 어떤 단계로 진행하나.
“우선 눈 속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 동공을 인위적으로 확대한 다음 렌즈를 돌돌 말아 원통 모양의 관인 카트리지에 밀어 넣고, 카트리지를 통해 눈 속에 렌즈를 빼낸 다음 넓게 펼친다. 렌즈가 말랑말랑하게 휘는 소재로 제작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렌즈의 가장자리를 이루는 모서리 네 곳을 ‘렌즈의 발’이라고 한다. 각 렌즈의 발을 평평한 상태로 편 다음 홍채 뒤쪽으로 밀어 넣어 자리를 잡아준다. 이런 방식으로 눈 한쪽당 소요되는 수술 시간은 5분가량이다.”
Q : 의사의 술기는 어느 과정에서 중요한가.
“수술의 모든 단계에서 중요하다. 우선 카트리지를 통해 빼낸 렌즈를 눈 안에서 펼칠 때 반듯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사의 숙련도가 부족하면 카트리지에서 빼낸 렌즈가 돌아가거나 아예 뒤집힐 수도 있다. 렌즈의 발이 접힌 채 홍채 뒤로 들어갈 위험도 있다. 고도근시와 난시를 동시에 교정하는 렌즈(토릭 ICL)의 경우 수술 시 눈 속에 남아 있는 ‘점탄물질’을 제거할 때 렌즈가 회전할 가능성이 2%다. 점탄물질은 수술 시 각막 내피의 손상을 막기 위해 눈 속에 넣는 물질로, 수술이 끝나면 뺀다. 그런데 점탄물질을 잘못 제거하면 렌즈가 회전하면서 수술 후 난시 축이 바뀌고 교정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눈 안팎의 압력 차를 이용해 점탄물질을 배출하면 렌즈의 회전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2017년 유럽 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에서 발표한 바 있다.”
Q : 사람마다 적당한 렌즈의 크기가 다를 것 같다.
“물론이다. 정답을 찾기 위해 수술 전 철저한 검사가 필요한 이유다. 렌즈 크기를 결정하기 위한 기본 검사는 전방각 길이 검사다. 쉽게 말하면 눈의 폭을 재는 검사다. 각막과 홍채 앞면 사이의 가장자리에는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이 부위를 ‘앵글’이라고 한다. 전방각 길이 검사에선 한쪽 앵글에서 맞은편 앵글까지의 거리를 측정한다. 이 검사는 안과에서 렌즈 삽입술 전 공통으로 실시하는 항목이다. 아이리움안과는 여기에 ‘UBM 검사’를 추가로 실시한다. 이 검사는 ‘UBM(Ultrasound BioMicroscope)’이라는 특수 초음파를 이용해 홈에서 홈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홈은 홍채 뒤쪽과 수정체 사이에서 푹 파인 공간으로, 이곳에 렌즈의 발이 들어간다. 이 검사는 렌즈 크기를 더 정확하게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물혹 여부를 확인하는 데도 중요하다. 우리 안과에서 이 검사를 받고 물혹이 발견돼 렌즈 삽입술을 미루고 물혹 치료를 먼저 시행한 경우가 종종 있다. UBM 검사는 환자가 누운 채 눈에 액체를 채워 실시해야 해 불편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일부 안과에서만 시행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 안과에선 UBM 검사를 포함해 여러 검사를 2~3회 시행한다. 검사할 때마다 결과값이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어 오차를 최소화하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자에게 최적의 렌즈 크기를 찾아줘야 한다는 진료철학 때문이다.”
Q : 렌즈가 크거나 작으면 어떻게 되나.
“안내렌즈가 눈 속 공간보다 크면 폐쇄각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 폐쇄각 녹내장은 각막과 수정체 사이를 흘러야 하는 특수 액체인 방수가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하면서 안압이 올라 발생하는 녹내장이다. 홍채 뒤쪽에 삽입한 렌즈가 크면 당연히 홍채를 앞으로 밀어낸다. 그러면 눈 속 방수가 빠져나갈 길이 막혀 폐쇄각 녹내장을 유발한다. 반대로 렌즈 크기가 너무 작으면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렌즈가 뒤쪽의 수정체와 너무 가까워 수정체가 산소·영양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되면서다. 다행히 신형 렌즈(아쿠아 ICL)엔 렌즈 정중앙에 작은 구멍(방수홀)이 있기 때문에 이 구멍으로 산소·영양소를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어 백내장 발생 위험은 크게 줄었다. 2011년 미국 안과학회에서 한국인의 눈에 맞는 ICL(안내렌즈) 사이즈 계산법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Q : 수술 후 감염 우려는 없나.
“렌즈 삽입술은 라식·라섹처럼 ‘눈 표면(각막)’에서 진행하는 수술이 아니다. ‘눈 안’에 렌즈를 넣는 방식이다. 시력교정술 가운데 감염에 대해 가장 철저해야 하는 이유다. 아이리움안과에서는 렌즈 삽입술, 백내장 수술 같이 눈 안에 렌즈를 넣는 수술을 할 때 양쪽 눈을 같은 날 동시에 진행하지 않는다. 한쪽 눈(보통은 비주시안)을 먼저 수술해 보고, 다음 날 눈 상태를 확인한다. 렌즈 크기가 적당한지, 감염 전조 증상은 없는지 등을 보기 위해서다. 아무 이상 없으면 다른 쪽 눈(주시안)을 수술한다. 수술 당일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데다 렌즈 크기의 적합성 여부는 수술 당일보다 렌즈가 자리 잡는 수술 다음 날에 확인하는 게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환자가 다시 내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아이리움안과는 환자의 안전한 수술을 위해 렌즈 삽입술뿐 아니라 백내장 수술도 양안 수술 시 이틀에 걸쳐 수술한다. 현재까지 아이리움안과에서 렌즈 삽입술을 1만 안 이상 진행했지만 모두 양안을 다른 날에 수술했으며, 감염이 문제된 적은 한 건도 없었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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