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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휴지통은 이것만 쓰세요”...커피·치킨 가맹점 갑질 이정도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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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조사 가맹본부 30곳중 29곳
쉽게 살 수 있는 것들 ‘필수품목’ 지정
물티슈 냅킨 등 더 비싸게 구매하게 해
필수품목 80개 달하는 커피 가맹점도


매일경제

서울시청 본청 전경.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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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커피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본사로부터 50여종의 ‘필수품목’ 리스트를 받아 매장을 운영한다. 리스트에 적힌 물품들은 본사나 본사가 지정한 업체에서 납품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 필수 품목 중에는 고무장갑, 휴지통 등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도 다수 포함돼있다. A씨는 울며 겨자먹기로 시중 가격보다 비싼 값을 주고 고무장갑, 휴지통, 냅킨 등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치킨, 커피 분야 가맹본부 3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개 본부가 일회용품, 일반 공산품 등 시중에서 구매 가능한 물품을 필수품목에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서울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는 물티슈와 냅킨, 젓가락, 사이다 등을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의 경우 전자저울, 헛개차 등을 필수품목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는 무려 78개에 달하는 필수품목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들 29개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가맹점 유통·품질 관리에 필수적인 물품이 아닌 일반 공산품을 필수품목에서 제외하도록 조정했고, 이들 중 21개 업체가 이를 받아들여 총 89개 품목을 필수품목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필수품목에서 제외된 물품들은 가맹점주들이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가맹점주가 시중에서 이들 물품을 구매했다는 이유로 가맹계약을 해지 당하는 등의 통제가 작동할 수 없게 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와 별개로 5개 분야 외식업종 가맹점 500곳을 대상으로 필수물품 관련 불공정 관행 등 현장 상황 점검에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불공정행위가 밝혀진 가맹본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엄정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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