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원숭이두창 명칭 단계적 폐지…1년간 두 명칭 병용”
“인종차별적‧낙인 찍는 언어 관찰…부정적 인식 형성 방지”
질병관리청이 분리 배양에 성공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질병관리청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원숭이두창’(Monkeypox)이라는 질병명을 ‘M두창(MPOX)’으로 변경했다.
WHO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원숭이두창이라는 명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며 1년간 새 명칭인 M두창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밝혔다.
WHO는 명칭 변경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올해 초 원숭이두창 발병이 확대됐을 때 온라인이나 다른 환경, 일부 지역사회에서 인종차별적이고 낙인을 찍는 언어가 관찰돼 WHO에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전문가들과의 일련의 협의에 따라 WHO는 원숭이두창이라는 용어 대신 M두창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숭이두창은 지난 1958년 덴마크에서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에서 확인돼 붙여진 병명이다. 그러나 해당 질병이 다양한 동물에서 발견됐다.
원숭이두창은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간에게서 처음 발견됐으며, 그 이후로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견된 풍토병이었다. 하지만 올해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지난 10월 중순 기준 전 세계 확진자 수는 7만3000여명이다.
원숭이두창에 걸리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소아마비와 함께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 선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내린 바 있다.
원숭이두창은 동성 남성 간 성적 접촉 과정에서 매개되는 감염 사례가 대다수라는 특징 때문에 질병 자체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감염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차별, 그에 따른 질병 대응력 저하 등의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
그동안 원숭이두창은 질병명 자체로 인해 특정 지역이나 문화, 민족 집단에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무역이나 관광, 동물복지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일었다.
이에 WHO는 명칭을 바꾸기 위해 새 이름을 공모했고, 200개 이상의 제안을 받았다. 이 가운데 몇 가지를 놓고 전문가들이 협의를 거쳐 M두창(MPOX)이라는 명칭을 선정했다고 WHO는 전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