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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Fe램, 삼성은 M램… 세계 최대 반도체학회서 ‘뉴메모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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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폴 피셔 인텔 수석 엔지니어(우측 상단)가 1일 진행된 미디어 브리핑에서 인텔의 새로운 Fe램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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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반도체 학회 중 하나인 IEDM 2022에서 인텔이 신개념 메모리 반도체인 ‘강유전체 메모리(Fe램)’를 공개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시조격인 인텔이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3D 적층 구조를 도입한 새로운 형태로, Fe램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삼성전자가 20년째 공들이고 있는 차세대 메모리 M램을 선보인 가운데 두 회사의 차세대 메모리 연구개발(R&D) 경쟁 구도가 펼쳐지는 중이다.

지난 1일 폴 피셔(Paul Fischer) 인텔 수석 엔지니어는 오는 3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IEDM 2022에 앞서 인텔이 선보일 미래 기술을 발표했다. 이날 인텔은 트랜지스터 발명 75주년을 기념해 회사가 개발 중인 다양한 신공정과 미래 반도체 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D램을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로 M램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인텔은 경쟁 기술인 Fe램의 상용화 가능성을 제시하며 두 회사 간의 물밑 경쟁이 이목을 끌었다.

인텔은 세계 최대의 중앙처리장치(CPU) 기업이지만 한때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었다. 1985년 D램 시장에서의 완전한 철수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범용 D램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기업이자, 세계 메모리 시장을 장악했던 원조다. 메모리 사업을 정리한 이후에도 연구개발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인텔은 지난 2015년 낸드플래시보다 1000배 이상의 내구성과 속도를 가진 ‘3D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를 선보이는 등 꾸준히 메모리 시장에 기술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번에 인텔이 공개한 Fe램은 삼성이 선보인 M램과 함께 대표적인 차세대 메모리로 거론돼 왔다. Fe램은 강유전체의 특성을 활용한 메모리 반도체를 말한다. 강유전체는 말 그대로 강유전성(Ferroelectric)을 가진 재료를 뜻하는데, 외부에서 전기장이 가해지지 않아도 전기적 분극을 유지하는 자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Fe램과 M램은 기존 D램을 미세화하는 데 가장 큰 난관인 커패시터(capacitor)를 다른 물질로 대체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D램은 정보를 저장하는 셀을 가지고 있는데 이 셀은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가 각각 1개씩 짝을 이룬다. 커패시터는 전하의 유무에 따라 디지털 정보의 기본 단위인 0 혹은 1로 정보를 읽는데, 이 두 숫자를 판별해 데이터가 저장되는 것이다.

최리노 인하대 교수는 “커패시터를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물통이라고 볼 수 있고 물은 전하로 볼 수 있다”며 “물이 차 있으면 1, 차 있지 않으면 0으로 데이터를 구분하는데 이 물통이 커야지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커패시터는 D램에 물통을 크게 만들 공간이 없으니 복잡한 형태로 쌓아 올린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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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기업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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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처럼 커패시터 구현의 복잡성 때문에 D램의 미세화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성능 측면에서 D램의 대체제로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인 M램의 경우 커패시터 대신 자기터널접합(MTJ: magnetic tunnel junction)을 사용하지만 학계 일각에서는 이 MTJ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복잡해 상용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지난 2020년 IEDM 행사에서 Fe램의 이론적 개념만 제시했던 인텔은 이번에 실제로 개발된 제품을 시연하며 Fe램의 상용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이번에 인텔이 보여준 Fe램은 기존에 전통적인 방식의 커패시터 대신 3D 적층 방식으로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를 선보였다.

이처럼 3D 적층 구조로 구현한 커패시터를 바탕으로 기존의 D램보다 집적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대용량 D램을 구현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Fe램은 비휘발성의 특징을 갖기 때문에 D램과 달리 전원이 차단되도 정보가 날아가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인텔은 이번에 개발한 Fe램을 내장형 메모리 형태로 기존 스마트폰, PC, 서버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고성능컴퓨팅(HPC)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Fe램은 D램보다 미세화가 더 용이하다는 강점뿐 아니라 소비전력, 속도, 생산단가 측면에서도 많은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M램에 비해 개발하는 기업이 적은 만큼 덜 다뤄진 차세대 메모리이지만 이번에 인텔이 의미있는 돌파구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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