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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물가 정점 찍었지만…화물연대·택시·공공요금이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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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일부터 서울의 심야시간대 택시 요금이 올랐다. 중형택시는 승객이 많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 사이에는 기본 할증률(20%)의 2배인 40% 할증이 적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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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기록하면서 급등하던 물가가 안정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 사태, 택시·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도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에 물가의 장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는 내려가지 않고 있어 물가 불안을 떨쳐내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 오르며 상승세가 진정된 데는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꺾인 영향이 컸다. 기상조건이 좋았던 덕분에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0.8%에 그치면서다.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치솟았지만 8월부터 5%대로 내려온 뒤 안정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화물연대 운송 거부 장기화가 향후 물가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 24일부터 이어진 화물연대 운송거부는 이날 12일째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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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시멘트·철강·자동차·석유화학·정유 분야의 출하 차질 규모는 지난주 3조원을 넘어섰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집단운송 거부에 따른 물류 차질이 (물가에) 위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택시요금과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도 물가 안정세 흐름에 ‘암초’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지역 택시 기본요금은 내년 2월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오른다. 기본요금 적용 거리도 줄어 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커진다. 당장 이달 1일부터 심야할증 시간이 확대되고,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 할증률이 40%로 2배 상향돼 시행 중이다. 서울이 택시 요금을 선제적으로 인상하고 나서면서 이 같은 기조가 전국으로 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기·가스 요금의 추가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3분기까지 한국전력은 21조834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이다. 한전채를 대거 발행해 전력구매비용을 충당했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1% 오르면서 지난달 오름폭과 같았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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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신발 소비자물가


지난달 원유 가격이 L당 49원씩 오르면서 빵·아이스크림·커피 등 우유를 재료로 하는 제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확산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달 17일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이어 생크림·우유를 많이 사용하는 가공식품 또는 카페 음료의 가격 인상으로 번질 수 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지수인 근원물가는 지난달 4.8% 상승하면서 전달에 이어 200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둔화했다지만, 근원물가는 고점이란 얘기다. 근원물가는 일시적 요인에 따라 변동 폭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것으로, 물가의 장기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운송거부가 장기간 이어지면 공급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지금의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근원물가가 단기간에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지금도 매우 높은 수준인 만큼 세심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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