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로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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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사한 국제적 보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협약 제정에 나선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에 대응 미숙으로 수백만 명의 인명 피해가 났고, 천문학적인 보건비용이 발생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마련됐다.

WHO는 8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194개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 팬데믹 협약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회원국들은 정부 간 협상기구(INB)를 꾸리고 내년 2월부터 소위 ‘제로 드래프트’라고 불리는 초안을 토대로 협약의 구체적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약 제정 목표 시기는 2024년 상반기다.

협약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유행 사태에 국제사회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켜야 할 사항과 필요한 대책 등을 담게 된다.

감염병 위험이 생겼을 때 전 세계 각국의 발 빠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WHO에 더욱 강력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발병 가능성에 대비한 예방적 실험·탐지 활동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치료제와 백신, 관련 의약품과 질병 정보에 세계 어떤 나라도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협약 사항 안에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긴급 의약품의 신속한 허가 과정을 지원할 방안과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절차나 방법 등도 논의될 만한 사안이다.

아프리카 가나의 아크라 국제공항에서 보건당국 직원들이 코로나19 검역 차원에서 여행객들을 상대로 발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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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협약 제정 논의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불러온 막대한 피해가 재연되지 않도록 하자는 국제사회의 공감대 속에 추진돼왔다.

지난 2019년 말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이듬해 3월이 돼서야 팬데믹이 선언되는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감염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초기 대응에 미숙함이 있었다는 반성론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다.

이와 함께 팬데믹 기간 백신과 치료제를 구입하고 질병 관련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부유한 국가와 개발도상국, 빈곤국 간의 격차로 인한 코로나19 대응력 차이가 크게 나타난 점도 중요한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번 협약 제정을 위한 실무기구로 만들어진 INB의 프레셔스 마소소 공동의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의 삶과 경제 전반에 미친 영향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과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연대의 정신으로, 형평성을 약속한 나라들이 함께 모여 전염병 위협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할 협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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