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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방역 풀렸지만 베이징 번화가 스타벅스·애플 매장은 썰렁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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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중국, 80~90% 확진될 것”

한겨레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산리툰의 쉐이크쉑 버거 매장 앞에서 시민들이 주문을 하거나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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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낮 12시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산리툰 거리. 점심 시간임에도 미국의 버거 체인 ‘쉐이크쉑’ 매장을 찾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매장 점원은 고강도 방역이 적용되던 “사나흘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방역 강도가 낮아졌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 자체가 적다”고 말했다. 이날 쉐이크쉑 버거는 ‘식당 안 식사’도 허용하지 않고 포장·배달 판매만 했다. 베이징시는 3주 전 금지했었던 ‘식당 안 식사’를 최근 허용했지만 일률 적용되진 않는 듯 보였다.

산리툰은 베이징 젊은 층이 좋아하는 번화가로, 평소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하지만 이날 점심시간은 마치 이른 아침인 것처럼 지나는 이들이 적었다. 산리툰의 스타벅스 커피점은 가게 안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었지만 손님은 한두 팀밖에 없었다. 근처 애플 매장도 평소 매우 붐비는 곳인데, 이날은 손님보다 점원이 더 많아 보였다.

중국 당국이 확진자의 재택격리를 허용하는 등 ‘제로 코로나’를 사실상 폐지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주민들은 곧바로 일상 회복에 나서지 않은 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베이징 주요 도로에는 여전히 평소보다 지나는 차가 적었고, 문을 열지 않은 식당이나 상점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특히 주변에 확진자가 급증했다는 소식이 돌면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베이징 차오양구의 왕징 지역에서는 배달 식당 곳곳이 문을 닫았다. 예약한 점심이나 저녁을 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한 한국 음식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업이 가능해지자마자 코로나19가 너무 많이 확산됐다”며 “위험하다고 판단해 오늘 하루는 임시 휴업한다”고 알렸다. 이날 북경한국인회가 한국인 확진자의 치료·상담을 위해 만든 소셜미디어 단체방은 하루 만에 오백명이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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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중국 베이징 번화가인 산리툰 거리에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평소와 달리 유동 인구가 거의 없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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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있는 주중 한국대사관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사관은 이날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중해 대사관을 2교대로 운영하고, 대면보고를 중지했다. 자가진단을 통해 음성이 확인된 뒤 출근하도록 하고, 대사관 내 집단 식사를 금지했다”고 특파원들에게 알렸다.

베이징시의 재택근무 요구가 끝났지만, 일부 회사는 여전히 이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 량마차오의 한 회사에서 일하는 30대 중국인은 “이번 주에도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며 “다음 주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확진자와 발열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확진자 수는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8일 기준 확진자가 1만6592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2만1165명에서 5천명 가까이 준 것이다. 중국의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달 말 4만명을 넘은 이후 계속 줄어 1만명대로 돌아왔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축소하고 있고, 주민들도 검사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주민은 당국이 확진자를 축소해 발표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중국 전문가들은 곧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펑쯔젠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 부주임은 “수학적 모델로 추산하면, 1차 대규모 파동 때 전 인구 60% 안팎이 감염될 수 있고, 이후 평온을 찾을 것이다. 최종적으로 중국 인구의 80~90%가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 14억 인구의 60%, 약 8억4천만명이 감염될 수 있고, 결국 10억명 이상이 감염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한국의 코로나 확진자 수는 27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5% 수준이다.

중국 당국은 확진자 급증 상황을 대비해 확진자의 재택 격리에 필요한 절차를 관영 언론을 통해 적극 소개하고 있다. 또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이 서둘러 백신을 맞도록 독려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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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둥산환베이 대로에 차량들이 오가고 있다. 평소보다 통행 차량이 매우 적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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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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