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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불붙는 OTT 시장

‘게임계 넷플릭스’ 꿈꾸는 MS, 클라우드 게이밍 반독점에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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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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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게임을 넷플릭스 드라마·영화처럼 한 플랫폼에서 골라 즐기는 시대가 열릴 수 있을까. ‘게임계 넷플릭스’를 꿈꾸며 관련 사업을 확장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걸림돌을 만났다. 최근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를 두고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게임업계에서는 MS와 FTC의 법정 다툼이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번 FTC의 소송 핵심이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MS와 같은 빅테크 기업의 독주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별도로 게임을 구매하거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마치 넷플릭스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 구독료를 내고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업계에서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해왔다.

MS는 올해 1월 687억달러(약 89조원)를 들여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내년 6월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FTC는 지난 8일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 행정법원에 제소하기로 의결했다.

FTC는 성명에서 지난해 MS가 비디오 게임사 ‘제니맥스 미디어’를 인수했을 당시 경쟁사에 게임 공급을 차단하고 압박한 이력을 언급하며 “MS가 블리자드의 콘텐츠를 통제해 제품 품질, 가격, 혁신 등에 대한 경쟁을 저해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WSJ는 특히 FTC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클라우드 게임 독과점 가능성이라고 전했다. 현재 MS는 콘솔 게임시장에서는 소니 등에 밀리고 있지만,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선점하며 경쟁사들을 추월하려 하고 있다. 2017년 MS는 월 9.99달러부터 시작되는 게임 구독권인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출시했다. 올 1월 기준 엑스박스 게임패스 사용자는 2500만명에 달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세계 클라우드 게임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했다.

MS와 게임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소니는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반대하기 위해 각국 정부에 로비를 펼쳐왔는데, 소니 또한 자체 클라우드 게임 구독 서비스를 늘리려 하고 있다. MS가 5억명의 게임 이용자를 보유한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텐센트(텅쉰), 일본의 소니그룹에 이어 세계 3위 게임업체로 올라선다. FTC는 MS와 같은 대형 게임사들이 초기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장악할 경우 이후 다른 게임사들이 시장에 진입하기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클라우드 게임 시장 자체가 호락호락한 분야는 아니라고 WSJ는 지적했다. 게임을 원격으로 제공하는 것을 넘어 동시에 여러 명의 이용자들이 게임을 함께 즐기는 멀티플레이 기능까지 지원하려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업계에서 클라우드 게임 선두 기업으로 주목한 구글 스타디아조차 초반 기대와 달리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올 초 서비스를 접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MS가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모바일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 했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블룸버그 등은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뒤 애플이나 구글의 앱스토어를 우회할 수 있는 MS만의 ‘게임 스토어’를 열 계획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게임업계도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클라우드 게임 분야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해당 기능을 서비스하는 국내 기업은 아직 없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글 스타디아도 처음엔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게이머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얻지 못해 서비스를 접게 됐다”면서 “구독 서비스가 도입돼도 결국 중요한 건 그 안에서 서비스되는 게임들의 완성도와 재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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