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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中·러의 군사밀착... 동중국해서 또 합동 군사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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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대항해 급속도로 군사 밀착

구축함·항공기·헬기 등 대거 동원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 해협 위기, 북한의 역대 최다 미사일 도발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21일부터 동중국해에서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다. 2012년부터 매년 열려 왔지만, “한계 없는 협력”을 강조해온 러시아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진행하는 훈련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20일 중국과 러시아 해군이 21일부터 7일간 동중국해에서 ‘해상연합-2022′ 합동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양측이 해상 안전 위협에 대응하고, 국제·지역의 평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결심과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중·러의 (2019년 설정한)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군함이 합동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19일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해역에서 출발했다. 이번 훈련에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미사일 순양함과 구축함, 소형 호위함 등을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해군은 구축함(2척)과 호위함(2척), 보급함 등을 투입한다. 양국 항공기와 헬기도 훈련에 참여한다.

미국 CNN은 19일(현지 시각) “중국과 러시아의 이번 합동 훈련은 일본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국방 예산을 늘리고 장거리 미사일 등 무기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직후에 발표됐다”고 전했다. 미국과 사전 협의한 일본이 유사시 적국에 선제 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반격 능력’을 3대 안보문서에 명시한 데 대한 반발의 성격도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올해 들어 중국·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냉각되면서 중·러 양국은 군사적으로 급속도로 밀착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10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하고, “미국 국가 안보에 가장 포괄적이고 심각한 도전은 중국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시도”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종 제재를 가한 러시아에 대해선 핵무장 등의 이유로 “즉각적 위협”이라고 평가하며 경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초 러시아 주도로 열린 다국적 군사훈련 ‘보스토크(동방)-2022′에는 중국의 육·해·공 3군이 참여했다. 러시아 태평양함대와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동해에서 대잠·대공·대함 방어 훈련을 함께 진행했다. 러시아의 군사 전문가 세르게이 고르바초프는 “보스토크-2022 훈련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황을 불안하게 만들려는 미국을 향한 진지한 메시지”라며 “러시아는 이번 훈련을 통해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하면서도 극동 지역과 같은 전장에서 다양한 군사적 위협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양국 해군은 훈련 종료 이후 3주 동안 동해와 남중국해 등을 항해하는 합동 순찰에 나섰다.

지난 5월에는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연합 훈련을 하다가 독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1일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양국 군용기가 합동 순항 훈련 사상 처음으로 상대국 공항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줄리언 스미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미국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과 수단 공유를 강화하고 있다”며 나토 회원국들에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문했다. 저우보(周波) 중국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 명예연구원은 “러시아의 행동(침공)은 나토의 확장이 불러온 현상”이라며 “나토는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위협적인 존재를 만들어낸다”고 반발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내년에도 연합 군사훈련의 횟수를 증가시키며 다양한 방면에서 군사적 ‘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중·러 양국이 북한과 함께하는 연합훈련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한다. 러시아와 중국을 우방으로 여기는 북한은 아직 두 나라와 3국 합동 훈련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고조되면 북·중·러 3국 훈련이 동해 등에서 실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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