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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단독] 폭설 예보에도 워크숍 간 전남교육감…일선 학교 ‘등교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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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남도교육감, 교육장 등 27명 경주 워크숍

학생들은 폭설에 등교 여부도 모른 채 혼란 겪어

경향신문

지난 22일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왼쪽 7번째) 등 관계자들과 경북교육청 관계자들이 더케이호텔 경주에서 영호남 교육 교류 증진을 위한 교육지도자 워크숍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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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23일 유치원, 초중고 등 등교 시간을 두고 혼란이 가중되고 있지만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등 도교육청 고위 공직자들은 자리를 비우고 다른 지역으로 워크숍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교육감과 22개 시·군 교육장, 교육청 국장 3명 등 27명은 지난 22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경북교육청과 영호남 교육 교류를 더 돈독히 한다는 목적이다.

전남지역에는 전날부터 최대 25㎝ 눈이 쌓이며 대부분 지역에 대설경보·주의보가 내려졌다. 이 때문에 23일 등교 시간을 두고 일선 학교의 혼란이 이어졌다. 등교 시간을 학교장 자율 조정에 맡기면서 지각자가 속출하는 한편, 학교 측이 대응 방침을 뒤늦게 전달해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사전에 학부모들에 통지하고 대책을 세워야지 이날 오전에야 등교 시간을 조정한다는 문자를 보내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교육 당국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며 학생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전남지역은 유치원 480개교 중 197개교, 초등 425개교 중 204개교, 중등 250개교 중 157개교, 고등 144개교 중 76개교, 특수 9개교 중 3개교가 등교 시간을 1~2시간씩 늦췄다. 원격수업을 진행한 학교는 유치 56개교, 초등 67개교, 중학교 20개교, 고등 9개교, 특수 3개교로 파악됐다.

기상청 “21일부터 많은 눈 예보”
전남도 교육청도 같은날 대책회의


전남도교육청은 폭설에 따른 등교 시간 등 혼란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나온다. 기상청은 지난 19일 예보를 통해 21일부터 지역 전역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도교육청은 같은 날 22개 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소집해 폭설이 예상된 데 따른 긴급 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도교육청은 이날 회의에서 폭설이 예보된 상황을 고려해 24시간 비상대비 체계를 가동하고, 학교장 자율로 등교 시간을 조정한다는 등의 방침을 세웠다. 김 교육감은 “무리한 학사 운영을 자제하고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고도 주문했다.

경향신문

광주·전남에 대설경보가 발효된 23일 폭설이 내리면서 광주 남구의 한 도로에서 직장이나 학교로 향하는 시민들이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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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는 전남도교육청의 행태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한다. 지역 교육시민단체인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의 관계자는 “미리 많은 눈이 내린다고 사전에 충분히 예견됐는데도, 일선 학교에 책임 떠넘기고 워크숍을 강행한 도 교육청의 행태를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들의 상식선에 맞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도교육청 측은 이날 워크숍 일정을 취소하고 본청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래전에 잡힌 일정이라 불가피하게 워크숍을 진행하게 됐다”며 “대신 폭설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현장(호텔)에서 대응 회의를 진행하는 한편 부교육감 주재로 교육청에서 대책 회의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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