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념하는 이재명 대표 |
(서울=연합뉴스) 검찰이 16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이달 27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막판인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언론 보도로 불거진 지 1년 4개월 만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동훈 법무장관 체제로 검찰 진용이 바뀐 지도 8개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이 대표는 재보선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고 내친김에 전당대회에 나서 당대표가 됐다. 이제서야 검찰 수사가 의혹의 핵심에 이르렀으니 소환 통보가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이 이 대표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 수집에 진력했다지만 야권의 반발 등 정치적 요인을 고려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검찰은 더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내 신속하고 공정한 결론을 내주기 바란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주요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때 당시 정진상 정책실장 등 측근들을 통해 대장동 개발 수익을 사후에 받는 조건으로 화천대유 김만배 씨 등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위례 신도시 사업과 관련해선 성남시 내부 정보를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사업자로 선정되게 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의혹이다. 대장동 게이트는 김씨와 남욱 변호사 등 해당 사업을 공모한 일당 외에도 정·관계를 비롯해 법조계와 재계 등이 얽히고설킨 복잡한 사건이다.
연관된 의혹 중 핵심은 김씨가 특별 관리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논란이다. 50억 클럽에 등장한 인사들 가운데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2월 재판에 넘겨졌을 뿐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 등 나머지에 대한 수사는 아무런 진전이 없다.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등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로비로 인해 뒤집혔다는 '재판거래' 의혹도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김씨가 화천대유 취업 등을 미끼로 당시 권순일 대법관에게 부탁해 2심 판결을 뒤집도록 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 판·검사들에게도 김씨가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이 나왔는데도 어찌 된 연유에서인지 검찰 수사는 사실상 개시도 안 하고 있다. 김씨가 평소 친분 있는 언론인들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만 공개됐을 뿐이다. 검찰이 법조계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이 대표 소환을 계기로 김씨를 둘러싼 나머지 대장동 의혹 전반도 파헤친다는 각오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성남지청에 나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오는 17일에는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받는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태국에서 국내 송환된다. 검찰은 대장동 사건으로 이 대표를 조사한 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함께 묶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 때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에 대해 성공적인 공공환수 사례였다며 "단 1원의 사적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최근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까지 각종 시비가 일 때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렇다면 당당히 검찰에 나가 결백을 입증하는 게 옳다. 국회에서 불체포특권의 방탄막을 치고 '정치 보복' 프레임에 기대면 기댈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이 대표 자신과 민주당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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