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이'에 출연한 배우 강수연. 전설적 용병이었던 어머니의 뇌를 복제해 전투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책임자가 된 딸 역할을 맡았다. /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배우 강수연의 유작인 한국적 SF ‘정이’(감독 연상호)가 올해 넷플릭스 영화 세계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오른 첫 우리 영화가 됐다. 공개 뒤 사흘 연속 정상이다. ‘정이’는 23일 플릭스패트롤이 넷플릭스 순위 수치를 집계한 89국 가운데 절반을 넘는 48국에서 영화 1위에 올랐다. 이 영화는 20일 처음 공개됐고, 21일 31국, 22일 41국에서 1위였다.
플릭스패트롤은 넷플릭스 영화와 시리즈의 1~10위 순위가 공식 공개되는 나라에서 순위를 수집한 뒤, 1위에 10점을 주고 순위가 내려감에 따라 1점씩 줄여 10위에 1점을 주는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각 작품은 이를 합산한 총점 포인트에 따라 글로벌 순위가 매겨진다. 높은 순위에 오른 나라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점수를 받게 되는 시스템. 나라별 회원수나 시청시간 등은 반영되지 않는다. 23일 1위 ‘정이’의 총점은 813점으로 2위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오니언’의 348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정이’는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한국 드라마 최초로 공개 당일 넷플릭스 시리즈 세계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랐던 ‘지옥’ 이후 다시 넷플릭스와 손잡고 만든 SF 액션 영화다. 배우 강수연의 유작이자 첫 SF 출연작이기도 하다.
연상호 감독의 SF '정이'에 전설적 용병 '윤정이'로 출연한 배우 김현주. /넷플릭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배경은 인류가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우주 궤도에서 살아가게 된 미래. 독립을 원하는 콜로니들 사이의 오랜 전쟁으로 사람들은 군수 공장에서 일하거나 전쟁 쓰레기를 모아 팔며 궁핍한 삶을 이어간다. 강수연은 최고의 전투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책임자 윤서현 역. 자신의 어머니이자 35년전 작전 실패로 식물인간이 된 전설적 용병 ‘정이’(김현주)의 뇌를 복제해 전쟁의 향방을 바꿀 ‘게임 체인저’ 전투 AI로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젊은 시절 어머니와 똑같은 모습의 AI가 전투 시뮬레이션에서 매번 같은 실패를 반복하다 극도의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서현. 모종의 이유로 프로젝트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자 서현은 미래를 바꿀 결심을 한다.
연 감독은 “제가 어릴 적 봤던 SF 단편소설을 영상으로 만든다는 기분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시청자 분들도 SF를 처음 접한 소년 연상호가 가졌던 느낌을 받으실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영화에 대한 해외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24일 현재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IMDB)의 유저 평점은 5.4점(10점 만점)으로 매우 낮은 편. 메타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평론가 신선 지수 54%(13명 참여), 관객 팝콘 지수 61%(50여명 참여)로 반응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영국 영화전문지 엠파이어는 별5개 만점에 3개를 주며 “완벽하진 않아도 강력하고 감동적이다. 추진력 있는 액션 시퀀스, 감동적 드라마, 인간 관계에 관한 거대한 존재론적 질문 등 중요한 것들은 제대로 전달한다”고 했다. 반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아이디어로 이끌어가는 장르에 강했던 많은 한국 작품들처럼, ‘정이’는 과학기술이나 미래주의 같은 주제를 피상적이며 사변적인 방식으로 훑을 뿐 진심으로 탐구하길 꺼린다”고 지적했다.
[이태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