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대선 겨냥 회고록서 북미협상 등 일화 소개
"김정은, 中믿지 않아…美병력 추가배치 신경안쓸것"
"文 존경안해…2019년 판문점서 회동도 원하지 않아"
"김정은, 우연한 지도자 아냐…농구 좋아하는 애연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폼페이오는 최근 발간한 회고록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에서 2018년 3월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평양 방문을 회상하며 이같이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전 미국 국무장관이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2018년 3월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나누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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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는 평양 방문 당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도 이라크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와는 달리 김정은은 안전할 거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는 점 △북한 군부와 엘리트가 권력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 번영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는 점 △중국으로부터 김정은의 신변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 등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춰 협상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폼페이오는 “중국은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김 위원장이 행복해할 것이라고 항상 말한다”고 설명하자, 김 위원장은 “중국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외치며 “중국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바라는 건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한반도가 중국의 속국인 변방지역으로 취급될 것을 김 위원장이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 미국의 미사일이나 지상군 병력을 추가 배치하더라도 북한은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폼페이오는 “김정은은 (중국으로부터의) 보호를 필요로 했다. 이것이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과소평가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북한과의 협상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은 항상 걸림돌이었다고 폼페이오는 지적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김 위원장이 협상을 타결할 수 있는 재량을 거의 주지 않았다. 북한 문제는 언제나 중국 공산당과의 대리전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폼페이오는 또 김 위원장이 북한을 더 자급자족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했고, 자신은 ‘핵과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면 북한의 경제가 숨통이 트이고 외국의 투자가 뒤따를 것’이라고 맞받아쳤다고 했다.
폼페이오는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도 신변에 위협이 없을 뿐더러, 북한 정권이 생존해 번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위원장을 설득했다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도 핵무기가 북한에 경제적 큰 부담을 주고 전 세계적으로 버림받은 국가(pariah)로 전락시켰다며 핵무기를 완전 제거할 것을 약속했었다고 폼페이오는 주장했다.
폼페이오는 이외에도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토록 해체할 경우, 미국은 ‘몇 개의 소규모 한국 투자 프로젝트’를 대가로 허용해 주려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완전한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고 부연했다.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회동과 관련해선 김 위원장과 미국 측 모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여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까지 할애할 시간은 없었고 그가 문 대통령을 존경하지도 않았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 개인에 대한 인물 묘사에선 “우연한 지도자(accidental leader)가 아니었다”면서 “자신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이겨낸 두뇌와 요령, 무자비함을 가지고 있었다. 김정은은 세계와 관련해 끊임없이 질문했다”고 회상했다. 또 45분마다 담배를 피우러 갈 정도로 애연가였으며, 코비 브라이언트를 좋아한 농구애호가라고도 했다.
폼페이오의 회고록은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겨냥해 발간됐다. 그는 조만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공화당 대선 주자로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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