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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소말리아 난민 출신 美 의원, '반유대주의' 발언에 외교위 퇴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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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난민 출신의 일한 오마르 미국 연방 하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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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난민 출신이자 여성 무슬림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의회 의원에 당선됐던 일한 오마르(41)의 거취를 두고 워싱턴 정가가 떠들썩하다. 이민자·여성·무슬림 등 소수를 대변하며 하원의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그가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정계 진출과 동시에 보수 공화당의 주요 타깃이 돼왔던 그이지만, 이번엔 민주당 안에서도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하원이 빠르면 이번 주 오마르의 외교위원 해임 결의안을 표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결의안에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반유대주의·반이스라엘 발언이 적혔다고 한다. 오마르는 2019년 미네소타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미국·이스라엘을 겨냥한 과격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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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는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공화·보수당의 비판을 받아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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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문제가 된 건 2021년 6월 미국과 이스라엘을 탈레반에 비교한 발언이었다. 오마르는 트위터에 “미국·이스라엘·하마스·탈레반이 저지른 상상하기 힘든 잔혹한 행위를 봤다”며 “반인륜적 범죄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썼다. 직후 미국·이스라엘을 테러 단체와 동일시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오마르는 “가자지구 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C)의 조사 내용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중진 의원들까지 이를 비판하자 결국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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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오마르의 연설 모습과 9·11 테러 장면을 교차 편집한 동영상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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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오마르는 미국-이슬람 관계위원회(CAIR) 행사에서 9·11 테러를 언급하며 “어떤 이들이 무슨 일을 한 뒤(some people did something) 우리의 자유가 제한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테러 뒤 무슬림에 대한 차별이 심해졌다는 취지의 이 발언은, 9·11 테러를 순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마르의 연설하는 모습과 9·11 테러 장면을 교차 편집해 트위터에 올리면서 민주·공화당 간의 정쟁으로 확대됐다.

이외에도 오마르는 같은 해 2월엔 미 의원들이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협의회(AIPAC)의 자금에 의해 움직인다고 비판했다가 ‘반유대주의’ 역풍을 맞고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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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는 소말리아 내전으로 케냐 난민캠프에서 4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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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르는 미 하원에 입성한 첫 소말리아계 미국인이자 아프리카 대륙 출신 귀화자다. 어린 시절 소말리아 내전으로 케냐 난민 캠프에서 4년간 거주했고, 12세 되던 해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왔다. 소말리아계 이민자가 많은 미네소타주에서 주로 자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학창시절 계단으로 떠밀리거나 히잡에 오물을 뒤집어쓰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노스다코타 주립대에서 정치·국제학을 전공했고, 미네소타주 시민단체에서 아동 영양 담당자로 일했다. 2019년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러시다 틀리브(민주당)와 함께 여성 무슬림으로는 처음으로 미 연방의원으로 선출됐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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