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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5세대 이동통신

통신 3사 영업이익 4兆 넘었다… 5G 중간요금제 압박 거세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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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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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4조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2년 연속 4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이러한 호실적에도 통신 3사의 표정은 어둡다. 정부의 지속적인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 인하 압박과 28㎓ 주파수 할당 취소, 개인정보 유출 및 서비스 장애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고 홍보했던 5G 속도가 실제론 5~6배 빠른 수준이 그치면서 5G 품질에 대한 국민적 불만을 크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이번 호실적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의 통신사를 향한 5G 중간요금제 확대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통신 3사, 2년 연속 합산 영업익 4조 돌파

9일 이통동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이 4조3835억원으로 전년(4조380억원)보다 8.6% 증가했다. 지난 2021년 통신 3사가 10년 만에 합산 영업이익을 4조원 돌파한 데 이어 또다시 이를 넘겼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의 지난해 매출이 17조3050억원으로 2021년에 비해 3.3%, 영업이익은 1조6121억원으로 1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KT의 지난해 매출은 25조6500억원으로 2021년 대비 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6901억원으로 역시 전년보다 1.1% 늘어났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13조9060억원으로 0.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4% 증가한 1조813억원을 기록했다.

통신 3사의 호실적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큰 5G 요금제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2022년 11월 기준)’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2755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5G 비중은 약 57%로 이미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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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신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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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가입자는 LTE 가입자 대비 ARPU가 1.4~1.6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5G 신규 가입자 중에서도 고가요금제를 가입하는 가입자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의 마케팅비와 설비투자(CAPEX) 감축도 실적에 기여했다. 2018년 5G 초기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경쟁을 벌여왔던 통신사들이 5G 가입자가 3000만명에 육박하자, 보조금 등 마케팅 판촉 경쟁을 벌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통신사의 지난해 설비투자(CAPEX) 규모도 SK텔레콤 3조원, KT 2조8000억원, LG유플러스 2조3000억원 등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형 SK텔레콤 통합마케팅전략 담당은 지난 8일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동통신 시장에서 5G 가입자가 3000만명에 가까워지면서 성숙기에 진입했고 5G로 이동하는 가입자도 계속 늘고 있다”며 “(이통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 지속적으로 마케팅 비용 효율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 “호실적, 요금 낮출 여력 있다” 5G중간요금제 ‘확대’ 압박

정부와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통신 3사가 지난해 8월 출시한 30GB(기가바이트)대의 5G 중간요금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불거지면서, 중간요금제 데이터 구간을 40~100GB대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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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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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말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3년 업무 계획’에서 국민의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공하는 ‘5G중간요금제’ 추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권 한 인사는 “최근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에서 5G 중간요금제 확대를 정부 정책 추진 방향으로 잡았다”라며 “통신사 호실적에 따라 충분히 요금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지난달 19일 기자 간담회 때 “(통신 3사가) 좀 더 다양한 5G 중간요금제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협의할 것”이라며 “어떤 형식으로든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적어질 수 있게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정부의 통신비 인하 요구를 그대로 지켜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잇따른 이슈로 여론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28㎓ 주파수 할당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KT와 LG유플러스에 대해 사상 초유의 주파수 할당 취소 결정을 내렸다. 회사별로 1만5000개의 28㎓ 기지국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이행률이 11%밖에 되질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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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5G 과장광고 혐의 사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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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최근 공정위는 5G 과장광고 혐의로 통신 3사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통신 3사에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고, 공정위는 이달 중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수위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가 최근 해킹 공격으로 29만명의 가입자 정보를 유출했고, 분산거부공격(디도스)으로 여러 차례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5G 품질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최근 주파수 할당 취소, 서비스 장애, 과장 광고 등 여러 가지 사안으로 통신사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이다”라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5G 어르신 요금제는 일부 계층만 혜택을 볼 뿐, 국민의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중간요금제 확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박성우 기자(foxps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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