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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MB·이재명도 당했다…김기현 '울산 땅'이 심상찮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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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파장이 오래갈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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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KTX울산역 연결도로 임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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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변수로 떠오른 김기현 대표 후보의 ‘울산KTX역세권 땅 투기’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 당직자가 24일 중앙일보에 한 말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김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 의혹은 2021년 10월 당시 무소속이던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장 먼저 제기했다. “울산KTX역 연결도로가 2007년 8월 당초 계획에선 김 의원 땅을 지나가지 않았는데 그해 12월 최종안에선 김 의원 땅을 관통하는 것으로 노선이 휘어지면서 김 의원 땅값이 1800배 올랐다”는 주장이었다. 노선 변경에 김 의원이 개입했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가 없었던 터라 당시엔 별다른 파장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첫 TV토론회에서 황교안 후보가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이에 안철수·천하람 후보가 가세하면서 시끄러워졌다. 특히 지난 22일 민주당이 진상조사단을 꾸리면서 집안 싸움이 여야 대결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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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회의실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린 가운데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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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후보는 23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민주당은 자신들이 여당이던 시절부터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지만, 털끝만 한 흠집도 잡아내지 못했다”며 “사실이 아니라는 것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다. 그는 PPT 화면까지 띄우며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땅 투기 의혹이 나오는 것 자체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고 부정적으로 보는 국민이 많아서 총선에 영향을 줄까봐 걱정”이라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에서 불거졌는데 어딜봐서 야당탄압이냐”



경선에서 나온 의혹이 다른 당의 공격 소재가 된 경우는 많다. 27일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목전에 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의혹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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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19일 새벽 여의도당사에서 대선결과 승복 기자회견을 마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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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지역 언론에서 불거진 이 의혹을 이 대표의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제기하면서 촉발됐기 때문이다.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이던 설훈 의원은 “이재명 게이트”라고까지 표현하며 강공을 폈다. 한번 불거진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대선 본선에서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당시 국민의힘은 민주당 내에서 처음 불거진 사안인 만큼 ‘내부고발’ 성격이 강해 유권자에게 더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또 이 대표 수사 국면에서 민주당이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에도 “민주당에서 불거진 사안인데 어딜 봐서 야당 탄압이냐”(주호영 원내대표)라는 반박 논리를 댈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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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서울 통의동 집무실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 중국 특사단 접견에 참석한 박근혜 대중특사와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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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경선에서 불거진 문제가 발목을 잡은 일은 국민의힘에서도 있었다. 대표적인게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이회창 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이다. 신한국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당시 이수성 후보가 이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경선은 이회창 후보의 승리로 끝났지만, 본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와 자민련이 병역 의혹을 문제 삼으면서 ‘병풍’ 논란으로 번졌다. 한때 50%에 육박하던 지지율을 얻었던 이 후보는 경선 종료 한 달 후인 8월에는 20% 지지율로 급락해 결국 대선에서 패배했다. 병역비리는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정치권에서는 마타도어로 인한 대선 패배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이 후보는 회고록에서 “아무런 위법이 없었기 때문에 새정치국민회의가 문제 삼아봤자 잠시 시끄럽겠지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가볍게 생각했다”고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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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박근혜 후보측이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이 가세하면서 대선 직전 특검까지 실시됐다. 당시는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검찰이 재수사를 벌였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형을 받았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유권자의 알 권리 차원에서 보면 경선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필요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근거 없는 마타도어라면 오히려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막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성·김준영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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