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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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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에 중독된 친구···이성보다 감정 파고들어야 [Boo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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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데이비드 맥레이니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서울경제


가짜뉴스에 빠진 부모님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그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알고리즘에 의해 가짜뉴스 콘텐츠만 하루 종일 보고 있는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하면 진실로 돌릴 수 있을까.

신간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은 이성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서 사람의 마음, 생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며 그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직접 9·11 테러 음모론자, 정치 극단주의자, 사이비교 광신교 등 도무지 생각이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한순간에 바뀐 순간을 포착하고 그 원인을 분석해준다.

실제로 수년간 9·11테러는 일종의 음모라고 생각해온 유튜버 찰리 비치가 테러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와의 만난 이후 음모론을 철회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픈 감정이 확고했던 찰리 비치의 음모론을 흔든 것이다. 종교적 신념으로 동성애를 혐오했던 침례교 신도가 동성애에 시각을 바꾸게 된 계기도 교회를 떠나 환경이 바뀌면서 비롯됐다.

즉 객관적 사실에 의해 생각, 신념이 바뀐 게 아니라 감정적 요인으로 다른 관점을 갖게 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같은 사례들을 통해 ‘이성은 감정의 노예’라는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말을 재확인했다며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추상적 설명, 이성적인 접근이 아닌 감정을 파고드는 게 유리하다고 제안한다.

저자의 논리가 반영된 대화 기법이 ‘딥 캔버싱’이다. 딥 캔버싱은 직접 집을 방문하는 선거운동인 ‘캔버싱’을 발전시킨 기법으로 단 20분간의 대화로 유권자의 마음을 설득하는 효과를 가진다. 상대방에 공감해주고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선거 홍보 방식이 텔레비전 광고, 홍보물 등 전통적인 투표 독려 운동보다 102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 기법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바꾸게 하도록 이끌기 △구체적인 경험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기 △스토리텔링을 통해 라포르(신뢰 관계) 형성하기다.

아울러 저자는 무엇보다 사회적 통념, 규범이 확고하게 자리잡아 바뀌기 어려워 보이는 가치관조차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노예제, 여성 차별, 동성 결혼 등에 대해 인식을 전환해온 유연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와는 생각이 달라 소통이 안 된다고 포기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경청하며 다가가면 확고했던 신념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

저자는 “미국에서 인종 평등을 위한 투쟁이 진행되는 기나긴 시간 동안 기존 시스템을 두드리던 사람들은 손에 쥔 망치를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했다”며 “중요한 것은 손에 쥔 망치를 내려놓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만 원.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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