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경비원이 근무했던 아파트 앞. 동료 경비원들이 20일 관리자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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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의 갑질 행위를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의 동료들이 집회를 열었다. 입주민들도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설치하며 힘을 보탰다.

20일 지역사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경비원 74명은 이날 단지 정문 앞에 모여 관리소장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했다. 관리소장은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집회 중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비원들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소장을 해임해달라는 우리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의하겠다”며 “경비반장을 억울한 죽음으로 내몬 관리소장은 유족에게 사죄하고 즉각 물러나라”고 외치며 관리사무소 앞으로 행진했다.

아파트 후문에는 ‘직원에게 죽음을, 주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입대의회장과 관리소장은 즉각 물러나라. -입주민 일동-’이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설치됐다. 뜻이 맞는 입주민들끼리 합심해 현수막을 제작한 것이다.

앞서 지난주 아파트 입구에 ‘관리소장과 입대의회장 갑질로 경비원이 유서를 남기고 투신 사망했습니다. -경비원·미화원 일동-’이라고 적힌 추모 현수막이 걸렸다가 일부 입주민의 항의로 철거된 바 있다. 단지 곳곳에 붙인 추모 전단도 함께 제거됐다.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10년 넘게 근무한 A씨(74)는 지난 14일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취지의 유서를 휴대 전화로 촬영해 동료들에게 전송한 뒤 투신했다. A씨 사망 이후 현재까지 경비원 15명가량이 부당한 업무 지시와 고용 불안을 이유로 사직서를 내거나 퇴직 의사를 밝힌 상황으로 전해진다.

경비원들은 관리소장이 주차 단속을 하라며 휴게시간을 지키지 않았고, 중요 사안보다는 머리 염색을 하지 않은 점과 낙엽 또는 빗자루의 위치와 같은 사소한 잘못을 지적했고, 마음대로 인사권을 행사했다고 분노하고 있다.

갑질 의혹 당사자인 관리소장은 갑질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에게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줬다는 것은 일방적 주장이고 경비의 기본 업무를 숙지시킨 것이라는 해명이다. 머리 염색의 경우에는 입주민들의 민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관계자들을 불러 A씨의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파악해 달라며 조사 권한이 있는 서울지방노동청에 통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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