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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北 매체 "불철주야 일하는 김정은"… 정보당국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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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조용한 밤 사색 집중하는 것 제일 좋아"

측근에겐 "나의 하루는 다음달 오전 5시까지"

국정원, 2016년 '김정은 불면증 가능성' 언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해안의 어느 수산 사업소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마침 “많은 양의 물고기를 잡았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새벽 2시가 넘었지만 김정은은 “어깨춤이 절로 나올 정도로 너무 기뻐 잠도 오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무척 바쁜 나머지 밤을 꼬박 새울 때가 많은 김정은의 일상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앞서 우리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놓은 바 있는데 그와 일맥상통한다.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018년 2월 심야에 평양 시내에서 시운전한 신형 무궤도전차(트롤리버스)에 탑승해 시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왼쪽 끝은 아내 리설주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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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노동신문에는 ‘위대한 어버이의 하루’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신문은 김정은에게 ‘하루’라는 개념은 일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다며 그의 언행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김정은은 “나는 어려서부터 밤을 새우며 일하는 데 습관이 돼 이제는 그것이 하나의 생활 법칙으로 체질화되었다”며 “조용한 밤에 사색을 집중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밤을 새우면서 고심하다가 문제가 풀리면 그때는 정말 기분이 상쾌하고 몰렸던 피곤이 순식간에 다 사라진다”고도 했다.

한 번은 동이 틀 무렵까지 뜬눈으로 버티며 사업을 지도한 적이 있다. 곁에 있던 어느 간부가 “잠시라도 쉬시라”고 간청하자 김정은 대뜸 ‘나의 하루는 일반인과는 다르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신문은 해당 간부한테 김정은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오늘이라면 하루 사업이 끝나는 저녁까지 보거나 24시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나는) 오늘을 다음날 5시까지로 보고 사업을 하기 때문에 방금 전인 5시에 하루 사업을 총화하고 이튿날 진행할 사업을 계획하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처럼 철야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김정은을 이른바 ‘애민(愛民) 지도자’로 부각하는 데 정성을 들였다. “초인간적인 노고 속에 저물고 바뀌어온 불면불휴의 오늘이고 그 오늘 속에 밝아오는 인민의 내일”, “잠도 휴식도 미루시고 자신을 깡그리 바쳐가시는 위대한 어버이의 숭고한 위민헌신의 세계” 등 낯뜨거운 아부를 대놓고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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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018년 6월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찾은 싱가포르에서 심야에 싱가포르의 화려한 야경을 둘러보며 감탄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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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잠을 못 이룬다는 것은 우리 정보당국에 의해서도 공개된 바 있다. 국가정보원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6년 7월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정은이 신변 위협 때문에 많이 고민한다”며 “불면증에 걸려 잠을 잘 못 잔다”고 보고했다. 북한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인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역모나 반란이 일어날까봐’ 두려워 편하게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김정은의 불면이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는 조짐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김정은 1984년 1월에 태어나 올해 겨우 39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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