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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상을 바꾼 ‘반도체 전설’ 고든 무어 별세…향년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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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능 2년마다 2배 증가” 무어의 법칙 제시

1968년 인텔 공동 창립…실리콘밸리 발전 역할도


한겨레

반도체 성능은 2년마다 2배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인텔 창립자 고든 무어. 위키미디어 커먼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공동 창립자이자 반도체 성능이 2년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고든 무어가 24일(현지시각)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무어가 이날 하와이 자택에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훗날 실리콘밸리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무어가 나고 자란 곳 역시 실리콘밸리에 포함되는 샌프란시스코였다. 1929년 태어난 무어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에서 화학과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첫 직장인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에서 인텔 공동창업자이자 평생의 친구인 로버트 노이스를 만나면서 개발자로 이력을 쌓아갔다. 1968년에는 노이스와 함께 실리콘밸리 산타클라라 지역에 인텔을 창립하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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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설립 초창기인 1970년 사무실에 대화중인 공동 창립자 고든 무어(왼쪽)과 로버트 노이스. 위키미디어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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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무어는 1965년 잡지 <일레트로닉스>의 창간 35주년 특집호의 업계 전문가 기고에서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이 약 2년마다 2배씩 늘어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을 예측했다. 그는 기고글에서 당시까지의 트랜지스터 집적도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칩의 집적도가 매년 배로 증가해온 사실을 발견하고, 트랜지스터 크기가 점점 작아짐에 따라 이같은 집적도 증가율이 10년 정도 더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칩 집적도 뿐 아니라 전자부품과 관계된 모든 것들의 상식들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또 그가 예견한 대로 반도체 집적회로는 컴퓨터 뿐 아니라 자동차, 휴대전화, 각종 가전제품에도 적용되면서 일상 생활에까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인텔은 1971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인텔 4004’를 출시해 개인용 컴퓨터(PC)의 소형화와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이후 제작된 ‘인텔 8088’ 아이비엠(IBM) 피시에 장착되면서 인텔은 세계 반도체 시장을 제패하기에 이르렀다.

무어는 기부에도 적극 나서 2000년에 부인과 함께 ‘고든 앤 베티 무어 재단’을 설립해 과학 발전과 환경보호 운동을 지원했다. 200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멜린다 부부를 꺾고 미국 최대기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생전에 무어의 순자산은 약 75억 달러(약 9조7천5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천문학적 자산가였지만 누군가의 입에서 ‘무어의 법칙’이라는 말이 나오면 쑥스러워하는 평범하고 소탈한 노인으로 주변사람들에게 기억되기도 했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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