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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유동규 “성남시장실에 CCTV 있다? 대국민 사기극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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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자리는 CCTV 사각지대

비서실도 가짜 달았단 말 들어”

검찰 “직원들도 모형인 것 알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9일 “대국민 사기극 중 하나가 (성남)시장실에다가 CCTV를 뒀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뇌물 수수 혐의 등 첫 공개 재판에서 검찰과 정진상씨 측이 CCTV가 가짜인지를 두고 다툰 것 관련, 이 재판의 다른 피고인인 유동규씨가 ‘가짜 CCTV’라고 한 것이다.

◇유동규 “성남시장실·비서실 CCTV 가짜, 본인들이 알 것”

유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 심리로 열린 이날 오후 공판에 피고인으로 참석하기 전 취재진에게 이 같이 말했다. 유씨는 ‘정진상씨가 혐의를 다 부인했다’는 취재진 질문에 “이제 늘 하던 거짓말들이 시작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오늘 재판에서 나온 것 중에 (성남)시장실의 CCTV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CCTV 본인들이 가짜인 것을 알 것이다”고 했다.

정진상씨 측 변호인은 이날 오전 공판에서 “당시 성남시청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민주당 대표)이 뇌물을 가져오는 사람을 막기 위해 소리까지 녹음되는 CCTV를 설치했고, 다수 언론에서 보도됐다”며 “성남시청 사무실은 구조상 뇌물 제공 자체가 불가한 장소”라고 했다. 이에 대해 2013~2014년 성남시청 사무실에서 정진상씨를 만나 금품을 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정씨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유동규씨가 “CCTV는 가짜”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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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작년 11월 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는 모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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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이 ‘저거 작동 안한다’고 해”

유씨는 ‘오늘 정진상씨 측에선 해당 CCTV에 음성까지 들어간다고 얘기했다’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 전혀 음성이고 뭐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시장실에 최소한 시장실에 있는 CCTV는 기능을 할 수 없는 그냥 달렸기만 한 CCTV였다. 그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면 ‘시장님이 안 불편하시겠느냐’고 한 번 예전에 물어본 적이 있는데 정진상씨가 ‘저거 안 된다. 작동 안 한다’ 그렇게 말한 적도 있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유씨는 이날 오전 재판이 끝난 뒤에도 취재진에게 “정진상씨 본인이 나에게 말해줬다. ‘다 가짜로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유씨는 “최소한 시장실에 있는 건 가짜고, 시장에 있는 제가 알기로는 비서실에 있는 부분(CCTV)도 가짜가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유씨는 “정씨 자리가 직원들에 둘러싸여 금품을 받을 수 없는 사무실 구조”라는 정씨 측 주장에 대해선 “사람들 앞에 직원 2명이 앉아 있었는데 없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거기(정씨 자리)는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유씨는 “(금품을) 책상에 넣어두기도 했고, 자리에 있을 때는 응접실 쪽에서 했는데 정씨 변호인들이 말하는 그 구조가 아니라 하나 뒤칸으로 물려 있는 자리가 있다”며 “바깥 창 쪽으로 있는데 거기서는 CCTV가 안 보인다”고도 했다.

유씨는 “오늘 정진상씨는 (나에게) ‘핸드폰 던지라’고 말한 적이 없다는데, 모든 것을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며 “그 거짓말들이 하나씩 하나씩 좀 전에 시장실 CCTV처럼 다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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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청 전경/성남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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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남시청 직원들도 CCTV가 모형인 것 알아”

검찰도 이날 오후 재판이 시작되자 “성남시청 확인 결과, 그 CCTV는 실제로 회로가 연결돼 있지 않아서 촬영 기능이 없는 모형이었다”며 “비서실 직원들도 알았다”고 했다. 검찰은 “민원인 찾아와서 항의할 때도 직원들이 다 CCTV가 모형이라는 걸 알고, 따로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찍어왔다”고 했다.

검찰은 또 “정진상씨는 구석 자리라 혹여나 CCTV가 작동한다고 하더라도 비추는 것이 각도상 불가능한 자리”라며 “시청 CCTV는 관리 연번이 부여되고 계속 유지되는데, 비서실 CCTV에 관리 연번 자체가 아예 없다. 모두 확인된 내용 사실들이다”고 했다. 검찰은 “(정씨 측 주장은) 전혀 타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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